이탈리아 40대 표심 재정긴축 정책 반발… “유로존 탈퇴·긴축 반대”
입력 2013-02-26 22:51
24일부터 이틀간 실시된 이탈리아 총선 중간개표 결과 하원은 중도좌파, 상원은 중도우파가 장악했다고 AP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어느 정당도 강력한 개혁을 추진할 동력이 없어 몇 달 내 재선거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탈리아의 유로존 잔류 여부가 다시 쟁점으로 부상했다.
하원에서는 피에르 루이지 베르사니 당수가 이끄는 중도좌파 민주당 29.55%,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의 자유국민당 29.17%, 베페 그릴로가 이끄는 오성운동 25.54%, 마리오 몬티가 이끄는 중도연합 10.56%를 득표했다. 지역 비례대표제로 선출하는 상원은 자유국민당(116석)이 민주당(113석)을 앞섰다.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과 긴축 재정에 염증을 느끼는 40대 유권자들이 오성운동을 지지, 제3당으로 부상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정치 풍자로 유명한 코미디언 출신의 그릴로가 이끄는 오성운동은 재정지출을 줄이고 유로존과의 협력을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해 나가겠다는 현 이탈리아 집권 세력과는 반대로 유로존을 탈퇴, 긴축재정을 거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일부 정치전문가들은 오성운동이 대안 정당으로서 인정받은 것이 아니라 ‘정치 희화화’로 이탈리아 국민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줬다고 의미를 축소했다.
오성운동을 지지한 40대는 이탈리아에서 ‘잃어버린 세대’로 통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이탈리아 중앙은행과 베로나대학 조사에 따르면 1970년생인 43세는 52년생인 61세에 비해 세금은 50% 더 내고 연금은 절반으로 줄어든다. 처음 경제활동을 시작한 20대부터 긴축 예산과 통화 위기에 시달려 앞선 세대에 비해 소득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상대적으로 부유한 노년층이 부동산 지원 등 젊은 세대를 돕는 실정이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