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이틀째 ‘취임식 외교’… 오바마 친서 전달받아

입력 2013-02-26 22:20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취임식 참석차 방한한 유엔 및 18개국 대표단을 만나는 등 이틀째 취임 외교를 이어갔다. 접견은 약 30분 단위의 빡빡한 일정으로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오전에 톰 도닐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장관급)이 이끄는 미국 특사단을 접견했다. 도닐런 보좌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최측근 인사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과 도닐런 보좌관이 앞으로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해 더욱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따른 공조 대책과 한·미 동맹 강화 등에 관한 오바마 대통령의 메시지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도닐런 보좌관에게 “북한 핵무장은 결코 용인할 수 없으며 북한의 도발에 대해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국제사회가 단호히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도닐런 보좌관은 “미국의 한국에 대한 방위 공약은 확고하다”고 답했다. 도닐런 보좌관은 또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고,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 조기에 만나 협력 방안을 긴밀히 협의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우리 측은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조원동 경제수석, 이남기 홍보수석 등이 배석했다. 미 측에서는 성김 주한미국 대사, 제임스 서먼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 대니얼 러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등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중·러·일 3강 사절단을 만난 데 이어 이날 미 특사단을 접견함으로써 ‘취임 4강 외교’를 마무리했다.

데이비드 존스턴 캐나다 총독, 쿠엔틴 브라이스 호주 총독과는 정상 환담을 가졌다. 박 대통령은 얀 엘리아슨 유엔 사무부총장을 만나서는 “한국은 오늘날 선진국이 되기까지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은 나라”라며 “한국의 농촌개발계획이나 새마을운동을 공유하고, 원조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후쿠다 야스오, 모리 요시로 일본 전 총리 등도 만났다. 박 대통령은 “(이전에) 청와대에 있을 때부터 인연이 있다.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면서 “한·일 간 지금까지 안타까운 일들이 있었지만 양국 신 정부 출범을 계기로 과거의 짐을 덜고 새로운 출발이 가능하도록 신뢰를 쌓아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영국·프랑스·독일·덴마크 사절단, 아프가니스탄·투르크메니스탄·가봉·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사절단, 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 사절단, 인도네시아와 페루 부통령, 베트남 부주석과도 차례로 만났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