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설레는 男心… 그들, 클래식을 입는다

입력 2013-02-26 20:27


봄바람이 불기 시작한다는 우수를 지나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 폴짝 폴짝 뛰어다닌다는 경칩을 앞두고 있다. 아직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지만 조금씩 우리에게로 다가오는 봄을 느낄 수 있는 때이다. 겨우내 내복에 두툼한 스웨터까지 두루뭉술하게 입었던 ‘아저씨’들은 물론 사회에 첫걸음을 내딛는 젊은이들도 깔끔한 슈트로 멋을 낼 준비를 할 때다. 처음 슈트를 마련하는 20대, 한껏 몸치장을 하는 30대, 이제 ‘꽃중년’의 멋을 알아가기 시작하는 40대들을 위한 패션 조언을 남성복 전문 디자이너들에게 들어본다.

◇ 20대 새내기 직장인(지이크 파렌하이트 강윤경 디자인 실장)=사회 초년생들은 슈트 차림이 아직은 어색할 수 있으므로, 완벽한 스타일을 추구하기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정장 스타일을 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정해 보이면서도 어떤 아이템과도 잘 어울리는 검정, 감색, 회색 계열의 슈트 중에서 자신과 어울리는 색상을 골라 보자. 줄무늬는 활동적인 느낌을 주고, 슬림하면서 은은한 광택이 있는 스타일은 세련되면서 날렵한 느낌을 부각시킬 수 있다.

슈트는 우선 한 벌만 마련하되, 셔츠는 깔끔한 인상을 주는 화이트 셔츠와 블루 계열의 셔츠, 포인트 구실을 해줄 다양한 색상의 줄무늬가 들어가 있는 멀티컬러 스트라이프 셔츠와 검정 등 진한 색상 셔츠 4,5벌을 갖추도록 하자. 또 넥타이도 단색과 줄무늬 등 2,3개는 준비해야 한다.

아침에 옷을 입을 때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슈트와 셔츠, 타이가 만나는 V존. 셔츠와 슈트, 넥타이 모두 개성이 넘치면 V존이 산만해 보이고 흐트러져 보이므로, 한 두 아이템에만 포인트를 주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셔츠와 슈트가 단색이라면 넥타이는 줄무늬 등 프린트가 들어간 것으로 고르고, 셔츠나 슈트가 줄무늬라면 단색 계열의 심플한 넥타이를 하도록 한다.

◇ 30대 멋쟁이(로가디스 스트리트의 소현수 디자인 실장)= 올봄 재킷은 예전보다 얇아진 라펠과 몸매를 감싸는 실루엣 덕분에 날씬하고 다리가 길어 보이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또 바지도 이전보다 폭이 좁아지면서 복사뼈가 살짝 보일만큼 짧게 입는 것이 유행이다. 따라서 멋쟁이들이라면 양말과 구두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전반적으로 몸에 잘 맞는 실루엣이 유행인 올봄에 딱 한 벌의 슈트를 사야 한다면 슈트의 클래식이라 할 수 있는 네이비(감색) 투버튼 싱글 브레스트 슈트를 추천한다. 전통적으로 네이비 색상은 신뢰감을 주는 색상으로, 출퇴근 의상뿐 아니라 중요한 자리에 참석할 때도 손색이 없는, 여성으로 치자면 ‘블랙 드레스’와 같은 필수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네이비 슈트 자체의 깔끔한 느낌을 강조하고 싶다면 화이트나 라이트 블루 등 무늬가 없는 셔츠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옷 좀 입는 봄 남자’로 보이고 싶은 30대 남성이라면 ‘라이트 그레이’ 색상도 눈여겨보자. 지난 시즌보다 한층 옅어진 회색으로 얼굴빛까지 밝혀준다. 회색 슈트에는 네이비에 흰색 빨강의 사선 줄무늬 타이를 매고, 화이트 셔츠와 화이트 포켓 스퀘어를 더하면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 할 수 있다.

◇ 40대 꽃중년(LG패션 신사캐주얼 부문의 이지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최근 1,2년 새 남성복 시장의 한 축을 주도하고 있는 클래식 열풍의 영향은 올 봄에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3, 4년 새 기업들이 확대 시행하고 있는 비즈니스 캐주얼 및 자율복장제의 영향을 받아 한 벌 정장보다는 재킷과 팬츠를 별도로 맞추어 입는 세퍼레이트(Separate) 코디가 늘고 있다.

따라서 한 벌 슈트보다는 글렌, 윈도우 페인 등 체크무늬 재킷 한 벌을 마련해보자. 그리고 갈색 청색 회색 등 재킷에 포함된 색상의 바지를 몇 벌 마련한다면 매일매일 자신의 개성을 담은 다양한 스타일 연출이 가능해진다.

갖춰진 정장 차림이 필요한 자리라면 예전에 흔히 입던 투 버튼 기본 정장보다는 최근 트렌드인 클래식 열풍에 맞춰 재킷을 더블 브레스티드 형태로 골라보자. 또 조끼가 포함된 쓰리피스 슈트를 마련하면 전통과 격식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당장 전체적인 스타일 변화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갖고 있는 슈트에 포켓스퀘어나 부토니에로 포인트를 줘보자. 린넨 등 가볍고 부드러운 소재의 천을 접어 가슴 포켓에 꼽는 것만으로도 전체 스타일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