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없는 딩크족·주말 부부… 각기 다른 삶의 스타일, 인테리어도 ‘맞춤형’
입력 2013-02-26 20:27
인테리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놓치면 아쉬울만한 전시회가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1층에서 막이 오른다. 3월3일까지 이어질 ‘2013서울리빙디자인페어’가 그것.
㈜디자인하우스가 1994년부터 개최해오고 있는 이 전시회는 매년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흥미로운 콘텐츠들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는 ‘新 가족풍경’이라는 테마 아래, 다양한 형태의 가족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들을 위한 베스트 리빙 아이템들을 한 데 모아 보여 준다. 특히 국내 최고 디자이너들이 실버부부, 혼자사는 남성, 무자녀부부, 4인 가족 등 가족형태에 따른 공간 솔루션을 담아낸 ‘디자이너스 초이스’는 바로 응용해도 될 만큼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가득하다.
공간디자이너 김경수는 실버부부를 위한 제안으로 그들의 삶의 일부였던 물건을 리폼해 실용적이면서도 추억을 간직하며 살 수 있게 해주는 ‘힐링 솔루션’을 제시했다. 자개장을 세면대와 화장대 및 수납공간으로 아름답게 변신시키면서 리모콘을 작동하면 수납공간이 튀어나오고, 건드리면 서랍이 열리게 해 노인부부의 행동반경과 힘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했다. 그 세대들에게는 부의 상징이었던 자개장을 리폼 하되 디지털기능을 더해 추억과 편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은 셈이다.
건축가 안경두는 혼자 사는 남성은 집을 정착하거나 소유하기 위한 대상이 아닌 사용의 대상으로 본다는 전제하에 벽에서 모든 가구를 분리해냈다. 항상 가려져 있던 벽의 표면은 수납의 의미에서 벗어나 습작을 위한 칠판이 되기도 하고 프로젝션의 스크린 역할을 하기도 한다. 결국 가구는 공간의 형태로, 벽은 표면의 형태로 사용자의 프로그램 그 자체를 담는 유목적 특성을 더 강하게 가지게 된다는 해석이다.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홍희수는 혼전 동거커플, 자녀를 원하지 않는 딩크족, 각자 일터 근처에서 지내다 만나는 주말 부부 등 결혼에 대한 통상적 가치관이 바뀐 이 시대의 가족을 위한 공간 솔루션을 보여 준다. 각자의 생활을 존중하고 함께 즐기는 인생이 이상적이고, 같이 살다가도 다시 혼자가 될 수 있는 부부들에게 하나로 사용 할 수도, 두 개로 분리해 사용할 수도 있는 변형 가구 등을 통해 가벼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
공간기획자 김경수는 지금까지는 가장 평범했지만 앞으로 귀해질 4인 가족을 위해 거실과 식사공간을 중심으로 열린 구조를 보여 준다. 서재와 주방 거실에 가족들이 있어도 얼굴을 들면 서로 눈길이 마주칠 수 있도록 했다. 한옥의 건강한 자재들을 공간에 적용한 아이디어는 아파트를 한옥처럼 꾸미고 싶은 이들에게 모범답안을 제시해준다. 디자인페어는 일반인에게 공개되며, 입장료는 1만원이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