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공원으로 탈바꿈 10년… 난지도, 동·식물 2배 늘었다
입력 2013-02-25 22:25
서울 상암동 난지도가 ‘쓰레기 산’에서 환경 공원으로 바뀐 이후 서식 동·식물이 2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멸종 위기종도 대거 출현했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2년 월드컵공원 자연생태계 모니터링’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해 3∼12월 실시됐다.
난지도는 1978년부터 쓰레기 매립지로 이용되다 2002년 환경·생태공원인 월드컵공원으로 재탄생했다. 1993년 2월 공원 계획이 본격 추진되면서 매립을 중단하기 전까지 15년 동안 생활쓰레기와 산업폐기물이 90여m 높이로 쌓였다. 당시 난지도는 극심한 악취와 중금속 오염 폐수를 내뿜는데다 메탄가스 폭발 위험도 있어 심각한 도시 흉물로 여겨졌다. 인근 성산·망원동 주민들은 매일 쓰레기 썩는 냄새로 인한 두통을 호소했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개발 이후 10년이 지난 현재 난지도에서는 식물 486종과 동물 484종 등 970종의 생물이 서식 중이다. 이는 2000년 438종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번 식물 조사에서는 길마가지나무, 땅빈대, 큰황새냉이, 금억새, 난쟁이아욱 등 20종이 새롭게 발견됐다. 하늘공원 억새밭에서 금억새가 발견되면서 이 지역 억새 종류는 6종으로 늘었다.
야생 조류는 78종으로 조사됐다. 새매, 솔부엉이 등 천년기념물 5종과 큰기러기, 새홀리기 등 환경부 멸종위기종 5종, 물총새, 제비 등 서울시 보호종 9종 등 희귀종도 여럿 관찰됐다. 특히 2010년 야생조류 번식을 돕기 위해 매립지 사면에 인공새집을 설치한 후 박새 개체수가 2배 이상 증가했다.
노을공원과 하늘공원 습지에서는 환경부 멸종위기종인 맹꽁이도 발견됐다. 우리나라에서만 사는 한국산 개구리도 월드컵공원 전역에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라니와 청설모 등도 살고 있었다.
이춘희 시 서부공원녹지사업소장은 “지난 10년간 생태계가 서서히 복원되고 있지만 아직 매립지 사면의 식생구조는 단순하다”며 “사면 식생구조를 개선하고 생물 다양성을 꾸준히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