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러시아 하바로프스크주 문화부 장관 “한국 전통 건축물 감동적… 양국 예술인 교류 확대 희망”

입력 2013-02-25 20:50

“가수 싸이의 말춤은 하바로프스크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페도소브 알렉산더 러시아 하바로프스크주 문화부 장관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짧은 머리에 콧수염을 기른 카리스마 넘치는 인상이었지만 말춤을 따라할 때는 쑥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알렉산더 장관은 25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이번이 4번째 방한이다. 그는 “한국의 문화는 경험할 때마다 매번 새로운 감동을 안겨준다”며 “특히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갖고 있는 건축물에서 한국 특유의 멋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알렉산더 장관은 2008년 취임 이후 한국과 다양한 문화 교류를 해왔다. 지난해 10월 서울 회현동에서 열린 ‘남산국제문화축제’에서 하바로프스크 무용단 ‘센쿠레’가 공연했고, 2011년 천안에서 열린 국제 민요합창대회에도 주에서 운영하는 민요합창단이 무대에 올랐다.

하바로프스크에서도 한국 예술인들의 다양한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러시아 극동·시베리아 한인단체연합회는 각종 명절과 8·15 광복절에 하바로프스크주 후원을 받아 ‘한국 문화제’를 열고 있다. 한인 중심의 전시회나 콘서트, 영화제 등도 정기적으로 열린다. 알렉산더 장관은 “노래, 춤, 음식 등 모든 문화는 공유한 사람들을 친밀하게 해주는 힘이 있다”며 “국제 문화 교류가 양국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방한에서 특히 경주를 다녀오고 싶다고 했다. 경주에 남아 있는 신라시대 문화를 직접 느끼고 싶기도 하지만 아흔 살이 넘은 그의 친누나가 경주에 현재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누나는 일제 강점기였던 1938년 러시아 사할린으로 강제 징용됐던 한국인과 결혼한 뒤 종전 직전 경주로 들어왔다.

알렉산더 장관은 “양국의 문화 교류를 위한 공동 창작프로젝트를 마련할 생각”이라며 “이를 통해 양국 예술인들이 더욱 밀접하게 교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