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혁명이후 세대 권력전면에
입력 2013-02-25 19:15
2008년 형의 뒤를 이어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직에 오른 라울 카스트로(82)가 24일(현지시간) 국회에서 재선에 성공, 2018년까지 권력을 연장했다. 라울은 이날 쿠바 국영TV에 출연해 “이번이 내 마지막 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장 유고시 권력을 승계하는 수석부의장직에는 미겔 디아스 카넬(52) 전 교육부 장관이 선출됐다. 국가평의회는 쿠바 국회에서 구성되는 최고 권력기관으로, 이제껏 국제사회에서 별반 주목을 받지 못했던 디아스 카넬이 단숨에 쿠바를 이끌 차세대 지도자로 떠올랐다. 그는 1959년 일어난 쿠바 혁명에 참여한 경력이 없는 혁명 이후 세대로, 이 세대가 국가평의회 요직에 진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최근 국영TV에 자주 출연하면서 쿠바 내에서 인지도를 높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5명의 부의장단 중에는 아바나 공산당 총비서인 라자라 메르세데스 로페스 아세아(48·여)가 포함돼 디아스 카넬과 함께 세대교체의 서막을 알렸다. 이날 국회에는 라울의 형 피델 카스트로(87)도 자리를 지켰다.
라울은 지난 22일 쿠바를 방문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나는 곧 82세가 된다”며 “사임할 것”이라고 말해 세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선출로 사임할 것이라는 다짐은 ‘5년 후’를 의미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라울은 40년 넘게 장기집권한 형 피델 카스트로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권력 승계 수순을 밟아 2008년 2월 국가평의회 의장에, 2011년 4월 공산당 제1서기에 공식 지명됐다. 라울은 형과 달리 적극적인 경제 개혁을 추진하고 공산당 내에 40·50대의 젊은 피를 수혈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령이 라울에게 문제가 되지 않는 것처럼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병마와 싸워가며 힘겹게 권좌를 지키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부통령은 고국에서 항암 치료를 받고 있는 차베스가 카라카스 군 병원의 병상에 누워 5시간에 걸친 각료회의를 주재했다고 국영TV에 출연해 밝혔다. 마두로에 따르면 차베스는 기관 절개 튜브를 통해 숨을 쉬고 있어 필담으로 회의를 진행했지만 매우 활기차고 의욕 있는 모습으로 장관들과 경제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한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