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18대 대통령 취임]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외교’ 스타트… 이틀간 사절 30여명 만나

입력 2013-02-26 00:25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취임식 외교’를 벌였다. 박 대통령은 각국 정부가 파견한 정상급 경축 사절 30여명을 이틀에 걸쳐 만난다. 특히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주요국 외빈과는 북핵 문제 등 대북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파트너는 잉락 총리였다. 같은 여성으로 아시아 여성 리더십 강화라는 상징성을 갖는다. 잉락 총리는 “같은 여성 지도자로서 잘하기를 기대하겠다”고 축하말을 건넸고, 박 대통령은 “첫 외국 손님이시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화답했다.

두 번째 외빈 접견 순서에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를 넣은 것은 다소 파격적이라는 평이다. 지난 22일 일본이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날’에 정부 대표를 파견하면서 한·일 간에 냉기류가 흐르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한반도 주요 4개국 중 일본 외빈을 가장 먼저 만났기 때문이다. 아소 부총리는 “5년 전에도 (취임식에) 참석했었는데 너무 추웠다. 오늘은 날씨가 좋아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양국 간 발전을 위해 앞으로 힘써 주길 바란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중국의 류옌둥(劉延東)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교육·문화·과학 담당 국무위원을 만났다. 류 국무위원은 중국에서 여성으로서는 가장 높은 직위에 오른 인물로 다음달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부총리에 오를 것으로 유력시되고 있다. 이날 면담에서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의 역할이 크다는 점을 박 대통령이 강조했고 류 국무위원도 협조의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빅토르 이샤예프 러시아 부총리 겸 극동개발부 장관은 박 대통령에게 오는 9월 러시아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초청한다는 내용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친서를 전달했다.

박 대통령은 경축 사절 면담을 마친 뒤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내·외빈 취임경축연회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가 대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지만 이런 때일수록 국민의 꿈과 희망을 되살리고 다시 한번 뛸 수 있는 용기를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 취임식 외교의 정점은 26일 미국 특사단 면담이 될 전망이다.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장관급)을 단장으로 한 미 특사단 면면은 한·미 간 각종 현안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가 가능할 정도로 무게감이 느껴진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