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18대 대통령 취임] 취임식장에 울려 퍼진 ‘강남스타일’… 7만여명 축제 한마당
입력 2013-02-25 22:15
제18대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은 25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잔디광장에서 역대 최다인 7만여명이 인산인해를 이루는 가운데 축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강남스타일’로 월드스타 반열에 오른 싸이, 트로트 가수 장윤정을 비롯해 세대를 아우르는 출연진과 전직 대통령 및 외교사절이 참석해 첫 여성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했다. 박지만 EG 회장 부부를 비롯해 한때 박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진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 방송인 은지원 등 박 대통령의 가족 및 친인척도 참석했다.
◇취임사 때 30여 차례 박수=오전 10시55분쯤 박 대통령이 취임식장에 들어서자 7만여명의 참석자들이 박수로 맞았다. 카키색 코트와 보라색 머플러를 한 박 대통령은 조광래 나로호발사추진단장 등 국민 대표 30명과 함께 단상에 올랐다. 박 대통령은 이명박 전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김영삼 전두환 전 대통령 및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 정상급 외교사절, 3부 요인과 차례로 인사를 나눴다. 노태우 전 대통령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는 건강상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다.
박 대통령은 소프라노 조수미, 바리톤 최현수를 비롯한 300명의 국민 합창단이 부른 애국가를 따라 불렀다. 군악대와 의장대가 행진 후 단상을 향해 ‘받들어총’을 외치자 박 대통령이 거수경례로 화답했다.
이어 21발의 예포가 발사되자 본 행사의 분위기도 무르익었다. 참석자들은 박 대통령이 취임사를 낭독하는 동안 30여 차례 크고 작은 박수를 보냈고, 일부 참석자는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 배웅, 첫 국산 방탄차 승차=박 대통령은 본 행사 후 ‘나의 살던 고향’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이 전 대통령 내외를 배웅했다. 이 전 대통령 내외와 단상 밑 도로까지 담소를 나누며 내려온 박 대통령은 내외가 탄 차가 떠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이어 의사당 앞 중앙통로를 따라 걸으며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국회 주변에는 장갑차, 군 폭발물처리반 차량 등이 배치됐고 국회 앞부터 서강대교 남단까지 교통도 전면 통제됐다.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 대통령으로는 처음 국산 방탄차량인 에쿠스 리무진을 이용해 취임식장에 들어섰다. 기존 에쿠스 리무진 VL500을 개조한 방탄차는 강화유리와 특수필름을 적용하고 유해가스 감지와 차단 기능, 소총과 수류탄, 기관총의 공격에 견딜 수 있는 방탄섬유 복합소재의 문을 장착했다. 삼성동 사저에서 국립서울현충원까지 가는 길에는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방탄차를 이용했지만 현충원에서 국회까지 오는 길과 취임식 후 청와대까지 가는 길에는 에쿠스 리무진을 탔다.
◇취임식에 울려퍼진 강남스타일=오전 9시20분부터 시작된 식전행사에서 가장 시선을 끌었던 출연진은 싸이였다. 싸이는 1948년 정부 출범 이후 시대별 대표곡을 부르는 무대 마지막에 나와 식전행사의 대미를 장식했다. ‘챔피언’ ‘강남스타일’ 두 곡을 부른 싸이는 “강남스타일 노래처럼 즐겁고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지기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 희망해보겠다. 즐거운 날인 만큼 말춤을 춰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시대별 대표곡은 JYJ가 ‘오 필승 코리아’ ‘난 알아요’를 불렀고 장윤정 등이 ‘님과 함께’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를 불렀다. 풍물단의 길놀이 공연으로 시작된 식전행사는 개그맨 김준호 허경환 신보라의 사회가 더해지며 무거울 수 있는 취임식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취임식이 끝나고 박 대통령이 국회 앞마당을 걸어갈 때 대선 기간 자신이 직접 부른 노래 ‘행복을 주는 사람’이 영상과 함께 흘러나왔다.
김현길 유동근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