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18대 대통령 취임] 취임 첫날 안보 점검 “軍 대비태세 갖춰라”

입력 2013-02-25 18:26

25일 대한민국의 첫 여성 군(軍) 통수권자가 된 박근혜 대통령. 임기 첫날 그에게 조국의 안위(安危)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제1과제였다.

18대 대통령으로서 군정권과 군령권을 포괄하는 군 통수권을 인수받은 박 대통령은 0시 정각 서울 삼성동 사저에서 군 핫라인(비상통신망)을 통해 합동참모본부에 전화를 걸었다. 오후 1시10분 청와대에 공식 입성한 그는 국가안보실장을 만났다.

33년 전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했다는 비보를 접한 박 대통령의 일성은 “전방은 괜찮습니까?”였다. 그에게 안보는 이런 것이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14개 공식 일정 가운데 가장 먼저 군의 보고를 받으며 ‘안보 대통령’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은 박 대통령에게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근황을 비롯한 북한 동향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현재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등 북한의 추가 도발 움직임은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박 대통령은 대북 경계·대비 태세를 점검하고 정승조 합참의장에게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삶을 담보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다. 의장을 포함해 전 장병의 노고를 치하한다. 날씨가 추울 텐데 근무하는 데 어려움은 없나”라고 격려한 뒤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군이 대비태세를 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대통령은 여러분을 믿는다. 어려운 여건이지만 수고해 달라”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을 정점으로 우리 군이 일치 단결해 적이 감히 도발하지 못하도록 대비태세를 철저히 유지하고, 만약 도발하면 단호히 응징하겠다”고 각오를 피력했다.

역대 대통령들도 임기 첫날 0시 합참의 보고를 받았지만 보고자는 대령급 합참 지휘통제실장이었다. 4성 장군에 대한민국 현역 군인 중 서열이 가장 높은 합참의장으로부터 직접 보고를 청취한 것은 박 대통령이 그만큼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한반도 안보 상황을 위중하게 여기고 있다는 방증이다. 여성 군 통수권자에 대한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측면도 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