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의 시편] 진정으로 강하면서도 욕 먹지 않는 길

입력 2013-02-25 21:27


마사다 항전의 최후 스토리를 아는가. 로마 디도 장군에 의해 예루살렘성이 파괴되었을 때 열심당원 960명이 마사다에 모여서 마지막까지 결사 항쟁을 하였다. 그러나 로마 디도 장군이 토성을 쌓아 올려서 마사다를 완전히 점령하였다. 그런데 그때 열심당원 군사를 이끌었던 엘리에셀 대장이 이렇게 외쳤다. “이 세상은 너무 강하면 그 강함 때문에 욕을 먹고 비난을 받는다. 그러나 너무 약하면 또 시기와 조롱을 당하고 사람들에게 자존심을 짓밟히고 죽게 된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너무 약하기 때문에 로마에게 비참하게 죽거나 영원한 노예로 끌려갈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차라리 강하게 죽자. 우리의 자존심이 더 이상 짓밟히기 전에 차라리 강한 사람으로 자결하자.”

그래서 가족별로 남자인 가장이 먼저 자기 가족을 죽이고 최후에 남은 10명의 남자는 제비뽑기를 해서 순서대로 동료를 죽이기로 했다. 그렇게 그들은 약했지만 강하게 죽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때 너무 두려워서 자리를 피했던 몇 사람이 살아남았다. 특별히 엘리에셀 대장은 병사 한 명을 일부러 살려 주어서 마사다의 최후 기록이 역사에 남겨지게 된 것이다.

최근 한국교회는 이런 저런 문제로 얼마나 세상으로부터 공격받고 욕을 먹고 있는지 모른다.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한국교회가 너무 강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그렇게 강하던 한국교회는 그런 모함과 비난 앞에서 대책 없이 당하며 무력감에 빠져 있다. 아니, 누구 하나 나서지를 못하고 비겁함에 빠져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마디로 한국교회는 부정적인 의미에서 강함과 약함을 다 갖고 있는 것이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무조건 작아지고 약해져야만 하는가. 그래서 교회 안에서도 어떤 사람은 대형교회를 비판하면서 교회가 무조건 작아지고 나눠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교회가 힘이 없고 약해지면 언제든지 사회로부터 무시당하고 조롱당할 수가 있다.

그렇다면 한국교회가 강하면서도 욕을 먹거나 공격받지 않을 방법은 없을까. 그것은 실제로는 강하지만 힘이 없는 것처럼 살아가는 것이다. 실제로는 강하지만 힘을 빼 주고 실력이 있을 때 실력이 없는 것처럼 겸손하고 낮추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괜히 강해졌다고 갑자기 과시하며 귀족적인 외양만 추구하니까 공격의 타깃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한국교회가 서민의 옷을 입고 약한 자의 편에 서서 나눔의 본을 보이고 섬겼다면 이렇게 비난과 욕을 먹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국교회는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모습으로 이미지화되어 있다. 심지어 최근 박근혜 정부 각료 구성원 중에 50% 이상이 크리스천인 것을 가지고도 욕하고 비판하지 않는가. 이제, 한국교회는 낮아짐과 약함의 방향 전환을 해야 한다. 성장과 확장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낮아짐과 나눔 사역을 추구해야 한다. 강해질수록 더 힘을 빼고 낮은 곳에서 약한 자들의 눈물을 닦고 상처를 어루만져야 한다. 그것이 한국교회가 강하면서도 욕먹지 않고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길이 될 것이다. 물질 만능과 승자 독식의 비정한 세상 속에서 강하면서도 오히려 힘을 빼고 낮은 곳을 향하여 사랑과 섬김의 손길을 내밀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강자의 모습이 아닐까.

<용인 새에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