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방한 ‘교육 韓流’ 세스 앤드루 교장 “할렘 DPPS의 기적도 개천의 용 덕분”
입력 2013-02-24 19:24
“아직도 전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을 믿습니다. 뉴욕 할렘 DPPS의 기적적인 성공도 이런 수많은 ‘개천의 용’들 덕분이죠.”
25일 열리는 박근혜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세스 앤드루 뉴욕 데모크라시 프렙 공립학교(DPPS) 총괄교장(35·사진)은 줄곧 ‘개천의 용 예찬론’을 펼쳤다. 24일 서울 한남동 그랜트하얏트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유독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은 한국어로 또박또박 강조했다.
2001년 충남 천안 동성중학교의 원어민 영어교사로 근무하며 한국 교육 방식에 매료된 뒤 미국으로 돌아간 앤드루 교장은 2006년 뉴욕의 대표적 빈곤 지역인 할렘에 한국식 교육법을 접목한 DPPS를 세워 ‘공교육 성공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DPPS는 사제간 예절 강조, 대학진학 중심의 집중 수업 등의 방법으로 재학생 대부분이 빈곤층 자녀인 상황에서도 지난해 뉴욕주 고등학교 졸업시험에서 과목마다 90∼98%(뉴욕시 평균 합격률 58∼75%)의 높은 합격률을 보이는 등 학업성적이 최상위인 학교로 성장했다.
앤드루 교장은 “열심히 공부해 본인의 사회적 지위와 기회를 성취해내는 한국사회의 오랜 교육풍토가 미국의 열악한 공교육과 저소득층에 작용한 결과”라며 “DPPS에 입학시험이 없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DPPS는 입학시험이나 서류심사 등을 거치지 않고 오로지 추첨을 통해 학생을 선발한다”며 “대신 교사 선발은 매우 까다로운 편”이라고 말했다. 까다로운 선발 절차에도 우수한 교사 지원자가 넘쳤다. 지난해 100명을 뽑는 DPPS 교사 모집에 미국 전역에서 상위 1%에 드는 교사 1만여명이 몰렸다.
“취임식에 참석하게 되어 매우 기쁘고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문을 연 그는 새 정부에 거는 기대와 당부를 잊지 않았다. 그는 “한국도 이제는 미국처럼 다문화 사회로 접어드는 만큼 이에 걸맞은 다양한 교육에 힘써야 할 것”이라며 “또 경영학이나 IT 등 이른바 인기 있는 학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시되고 있는 기초학문이나 전통의 유지에도 충실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존경(respect)은 학생이 선생님에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도 학생에게, 그리고 학생 서로에게도 필요한 것”이라며 “이런 상호 존경의 문화가 확립된다면 교권침해 등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김수현 기자, 사진=김태형 선임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