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 日재무상 “임금인상 투쟁하라”… 노동자단체에 春鬪 주문

입력 2013-02-24 23:20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이례적으로’ 노동자 단체에 임금투쟁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아소 부총리는 지난 22일 내각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춘계 임금협상을 앞둔 렌고(連合·한국의 한국노총 격)에 강력하게 인금인상을 요구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기업들의 내부 유보금이 많아진 만큼 인건비 분배율을 높이는 것이 렌고가 할 일”이라고 밝혔다.

아소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직접 임금인상을 기업들에 요구하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듯 “임금인상 교섭은 자민당이 하고, (선거에서) 표는 민주당이 가져가는 것이야말로 이상한 일”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경영자 출신 부총리가 노조의 ‘춘투(春鬪)’를 독려하는 발언이 역설적으로 들리지만, 결국 정권의 사활이 걸린 ‘아베노믹스’를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아베 정권 차원에서 2%의 물가 상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임금인상을 통한 가계 소득 상승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거침없는 언변으로 주목받고 있는 아소 부총리가 ‘마피아 패션’으로 인터넷상에서 계속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산케이신문 영문판은 23일 지난 15~16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아베노믹스만큼이나 주목을 받은 것이 아소 부총리의 패션이라고 소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일본판도 “일본 재무상이 ‘갱 스타일’로 G20에 참석했다”고 소개한 바 있다. “혹시 마피아 5대 패밀리의 보스회의에 가나?”라는 제목의 인터넷 기사까지 등장했다. 당시 G20 출석을 위해 나리타공항에 나타난 아소는 검은 롱코트와 머플러 차림에 모자를 비스듬하게 써 영락없는 알 카포네 차림이었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