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총선 어디로”… 숨죽인 유로존

입력 2013-02-24 18:40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눈이 오는 가운데 이탈리아의 운명을 결정지을 총선이 24일(현지시간) 시작됐다. 25일까지 이틀간 치러지는 선거에서 이탈리아 국민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탈리아 내무부는 4700만여명의 유권자들에게 “날씨가 안 좋다고 기권하지 말라”며 “북부 지역에 눈이 올 것에도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고 투표를 호소했다.

2주 전 실시된 마지막 여론조사에서는 중도좌파 민주당이 선두였다. 하지만 이탈리아 최고의 부자이면서 총리를 세 차례 역임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원내 1당 자유국민당이 5% 포인트 차이로 바싹 뒤를 쫓고 있어 결과를 가늠하기 어렵다. 자유국민당은 선거 막판 세금 환불을 약속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유로존 세 번째 경제 대국인 이탈리아를 그리스에 이어 두 번째로 부채가 많은 나라로 만들어 경제위기에 빠트린 책임도 있다.

현 총리인 마리오 몬티가 이끄는 중도연합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도 변수다.

로이터통신은 “가장 큰 위험은 어느 정치세력도 강력한 힘을 얻지 못해 경제위기 탈출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단호하게 추진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라며 “투자자들의 불안을 자극해 새로운 부채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코미디언 출신 베페 그릴로가 이끄는 오성운동의 로마 유세에도 수만명이 참여했다. 오성운동은 유로존 탈퇴 국민투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탈리아는 동등한 권리를 가진 상·하원을 정당명부제 투표로 선출한다. 하원은 제1당이 55% 이상의 의석을 갖지만, 상원은 지역별로 할당돼 안정적 다수 의석을 얻는 정당이 나오기 어렵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