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감동 받고”… 퍼거슨, 벤치찾아 옛정 새기며 악수·맨유팬 응원가 합창
입력 2013-02-24 18:38
“슬퍼마! 박지성.”
퀸스파크레인저스(QPR)의 박지성(32)이 친정 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진한 위로를 받아 화제다. 24일(한국시간) QPR과 맨유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가 열린 영국 런던의 로프터스 로드 스타디움.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QPR 벤치를 지나가다 갑자기 발걸음을 벤치로 다시 돌렸다. 퍼거슨 감독은 벤치 앞줄에 앉아있던 레드냅 QPR 감독과는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뒷줄에 있던 박지성에게 악수를 건넸다. 박지성과의 좋은 추억이 갑자기 떠오르는 듯 돌아서는 퍼거슨의 만면에는 갑작스러운 미소가 번졌다. 박지성도 옛 스승으로부터 인사를 받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반면 퍼거슨 감독에게 외면당한 레드냅 감독의 표정에는 무안함과 어색함이 가득했다. 또 이날 런던으로 원정 응원을 온 맨유 팬들은 맨유 시절 박지성을 위해 부르던 ‘박지성 송’을 부르며 그를 위로했다. 원정 응원단이 상대 클럽 선수를 위해 응원가를 부르는 일은 이례적이다. 박지성 응원가 합창은 리그 꼴찌팀에서 초라한 대접을 받는 박지성을 위로하려는 퍼포먼스로 보인다. 지난 시즌까지 맨유에서 7시즌 동안 205경기를 뛰며 4차례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등극, 3차례 리그컵 제패 등으로 일군 박지성이었지만 올 시즌 QPR로 이적한 후에는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또 사령탑이 마크 휴즈 감독에서 레드냅 감독으로 바뀌고 나서 주장 완장까지 박탈당했을 뿐 아니라 출전기회도 눈에 띄게 줄었다.
박지성은 이날도 교체 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또 호출을 받지 못해 세 경기 연속 결장했다. QPR은 미드필더진이 시종 허점을 드러내며 0대 2로 패배했다. 박지성의 공백이 무척 아쉬운 경기였다는 평가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