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넘어 미래한국으로 (2부)] 취임식 특별 초청된 派獨 광부·간호사 공동 인터뷰
입력 2013-02-24 18:13
“선진국 반열 오른 조국… 우리를 잊지 않아 감격”
“국민 세금은 소중한 곳에” 항공료 등 자비 부담
독일 광산과 병원에서 젊음을 바쳤던 파독 광부와 간호사가 25일 열리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에 특별 초청돼 고국을 찾았다.
파독광부들의 모임인 재독한인 글뤽아우프회 고창원(60) 회장과 한독간호협회 윤행자(71) 회장은 21일 국민일보를 방문해 “조국이 우리를 잊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감격스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들은 “취임식뿐만 아니라 25일 대통령 취임 공식 만찬에도 초대됐다”면서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파독 광부와 간호사가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근혜 정부가 이들을 초청한 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파독이 이뤄진데다, 박 전 대통령이 이들에 대해 애틋한 마음을 갖고 있었던 점을 잘 알고 있는 박 당선인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고 회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 재임기간에 광부와 간호사들의 파독이 이뤄졌다. 그분의 딸이 대통령이 돼 특별초청까지 해주니 옛날 어려웠을 때 생각이 많이 났다. 박 당선인이 어려운 국민들을 위한 대통령이 돼 주셨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지난달 중순 주독 한국대사관으로부터 초청 연락을 받았다는 이들은 항공료와 숙박비 등을 자비로 부담하며 한국을 찾았다. 이들은 “국민들의 소중한 세금이 우리들 비행기 값이나 숙박비로 쓰여서 되겠느냐. 더 소중한 곳에 쓰여야지”라고 말했다. 올해 광부 파독 50주년을 맞아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 받은 것 자체가 감사할 뿐이며 기꺼이 비용은 부담하겠다는 것이다.
50년 전 가난에 허덕였던 조국이 이제는 선진국들과 어깨를 겨룰 정도도 발전한 데 대한 감회도 남다른 듯했다. 윤 회장은 “지금은 한국의 간호사들 봉급이 독일 간호사보다 많다”고 말했다. 파독 당시에는 독일에서 받은 봉급이 한국에 있는 간호사들보다 10배 이상 많았다고 한다.
이들은 요즘 독일에서 광부 파독 50주년 기념행사 준비로 분주하다. 5월 4일로 예정된 기념식을 비롯해 사진전, 영상전, 파독산업전사 위령탑 건설 등 행사를 4월부터 9월 사이 독일 전역에서 열 계획이다. 다만 15억원 정도의 예산이 드는데 파독 광부와 간호사 등이 자체적으로 모은 돈이 1억원에 불과한 점이 걱정거리다. 고 회장은 “독일 에센에서 열릴 기념식에 박 대통령이 참석해 주신다면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기념식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초청한 만큼 두 지도자가 나란히 참석하면 한·독관계 역사와 미래 발전을 위한 의미가 클 것이란 설명이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