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영상·회화 ‘상상의 옴니버스’… 이창원·김지은·윤가림의 ‘Arrival’

입력 2013-02-24 17:21


‘Arrival(도착).’ 서울 통의동 갤러리시몬이 4월 5일까지 여는 올해 첫 기획전의 제목이다. 이창원 김지은 윤가림 등 각기 다른 스타일로 작업하는 젊은 세 작가가 개성 있는 작품을 들고 전시장에 안착했다는 뜻을 담았다. 설치, 미디어, 회화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작가들은 상상력 넘치면서도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보여준다.

지난해 일본 모리미술관 맘 프로젝트에 17번째 작가로 선정돼 관심을 모은 이창원 작가의 ‘북두칠성’이 인상적이다. 탁자 위에 10원짜리 동전 7개를 놓고 조명을 이용해 벽면에 반사시켜 만든 영상설치 작품이다. 밤하늘에 빛나는 별을 보며 마냥 좋아했던 순수한 마음을 잃고, 이젠 돈을 더 좋아하는 어른이 돼버린 데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미술관 리움의 ‘아트 스펙트럼’에 참여해 주목 받은 김지은 작가는 평소 건축에 관심이 많다.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오래된 교회의 건축 구조나 곳곳에서 본 낡은 문을 벽면에 그리고 그 위에 나무 시트를 입힌 작품은 마치 평면 위에 건축물을 다시 지은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버려진 자재를 모아 난지도 망루를 제작한 작품도 흥미롭다.

조각을 전공한 윤가림 작가는 오래된 동물도감이나 의학서적의 삽화 위에 금은사(金銀絲)로 수를 놓은 작업을 선보인다. 돌아가신 할머니가 만든 자수를 우연히 발견한 작가는 그 속에 할머니의 감정이 녹아있음을 느꼈고, 이 기억이 작업으로 연결됐다. 사회적 이슈나 살아가는 문제 등을 작가의 시선으로 풀어냈다. 출품작 모두 우리 삶을 반영하고 있어 공감이 간다(02-549-3031).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