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준비 안 된 스토리텔링 수학 교육
입력 2013-02-24 17:28
이번 새학기부터 전국 초등학교 1∼2학년과 중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스토리텔링 수학교육 준비가 소홀한 것은 교육당국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이미 2009년에 개편이 확정된 데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에 포함돼 있는데도 전혀 대비를 하지 않다가 지난주부터 교사들을 상대로 교과용 도서 연수를 시작하는 한심한 모습이 우리 교육의 현주소다. 처음 도입되는 수학 스토리텔링 교육을 학생들이 학원에서 배워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착각하지 않는다면 이럴 수는 없을 것이다.
학교가 제대로 된 교육을 시키지 못할 경우 불안감에 휩싸인 학부모들은 사교육에 다시 기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아무리 사교육을 없애겠다고 공언해 봤자 원초적으로 학교 교육이 부실하다면 이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당국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스토리텔링 수학 지도교사 양성과정을 운영하는 업체도 생겨났다. 공교육이 부실할 것을 예상한 사교육계의 마케팅 전략이 보통이 아님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수학 따로 생활 따로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일상생활 속에서 수학적 지식과 방법을 적극 활용하는 스토리텔링은 획기적인 방식이긴 하지만 본질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폭넓은 독서를 통해 다양한 이야기에서 수학을 이용하는 경험을 쌓아가야 이전의 수학 공부보다 재미있게 적응할 수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다른 어떤 과목보다 선생님과 학부모들의 지속적인 관심은 필수조건이다.
다양한 방법을 동원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 수업은 교사들의 자질이 성패를 좌우할 수밖에 없다. 교육당국과 학부모들이 교사들의 질을 높이는 데 시간과 돈을 아끼지 말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학부모들도 막연한 불안감에 사로잡히지 말고 평소 생활 속에서 수학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아이들을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새로 도입된 이 방식이 활짝 꽃피워 수학강국을 계속 이어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