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러 최첨단 방공미사일 전격 도입
입력 2013-02-22 20:04
중국이 ‘제5세대 방공미사일 시스템’으로 불리는 최첨단 방공미사일 ‘S-400’을 러시아로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S-400은 지구상에 배치된 지대공미사일 중 가장 성능이 뛰어나며, 미국의 ‘패트리엇3’ 미사일을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의 움직임은 북한의 잠재적 위협을 의식한 일본 등 주변국들의 군비 경쟁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이뤄져 주목된다. 중국은 특히 미국과 일본이 자국을 압박하는 상황에 대처하는 차원에서도 S-400 미사일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이 미사일을 2017년 전까지는 절대 외국에 판매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중국의 끈질긴 요청을 마침내 받아들였다.
‘승리’로 불리는 S-400 미사일은 러시아에서 2010년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 미사일은 전술탄도미사일, 중거리탄도미사일은 물론 초음속 전투기, 공중조기경보기 등 각종 목표를 격추할 수 있다. 600㎞ 거리의 적 미사일을 포착할 수 있으며 400㎞ 이내에 있는 초당 최대 비행속도 4.8㎞에 달하는 비행체와 60㎞ 이내의 비전략탄도미사일을 파괴하는 성능을 갖고 있다. 특히 72개의 목표물을 동시 추적할 수 있고 그 가운데 36개를 한번에 공격할 수 있다.
러시아 군사기술교류 당국의 책임자는 최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열린 국제무기전시회 ‘IDEX-2013’에서 “다른 나라들이 러시아 S-400 미사일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들 국가 중 중국이 첫 번째로 이 미사일을 구매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고 홍콩 봉황망(鳳凰網)이 22일 보도했다. 이 발언은 S-400 매매를 둘러싼 러시아와 중국 간 협상이 상당부분 진척됐음을 의미한다.
봉황망은 구체적인 가격은 밝히지 않았지만 이 미사일이 엄청난 가격에 거래될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관계자는 “이 미사일은 아주 비싸다”며 “어느 국가나 이 미사일을 구매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해만 해도 “S-400 미사일 양산을 통해 국내에 배치하는 게 우선”이라며 “2017년까지 수출형 S-400을 별도로 개발할 때까지 외국에 판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러시아의 S-300 미사일을 개량한 ‘훙치(紅旗)-9’ 미사일을 2009년 처음 공개했으나 S-400에는 성능 면에서 크게 미치지 못한다. 중국 국방대학 교수 리리(李莉)는 “S-400 미사일은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시스템에 맞설 수 있는 무기”라고 설명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