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회장 선출된 김정행 총장, 국가대표 출신 첫 영예… “국제대회 적극 유치”

입력 2013-02-23 00:33

김정행(70) 용인대 총장이 제38대 대한체육회장으로 선출됐다.

김 신임회장은 22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유효투표 54표 가운데 과반수에 1표가 넘는 28표를 획득, 25표에 그친 이에리사(59) 새누리당 의원을 제쳤다(무효표 1표). 과거 두 차례나 체육회장 선거에 도전했던 김 회장은 이로써 3번째 도전 만에 국가대표선수 출신 첫 대한체육회장에 오르게 됐다. 김 회장은 1967년 도쿄유니버시아드 유도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경기인 출신 회장으로는 럭비선수 출신이었던 제 30대 김종열 회장에 이어 두 번째다.

같은 용인대 교수 출신에다 최초의 성대결로 관심을 모은 이날 선거는 경륜과 체육계의 비중에서 앞선 김 회장이 첫 여성 회장을 꿈꾼 이 의원을 근소한 차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1995년부터 대한유도회 회장을 6차례나 역임한 김 총장은 16년 동안 대한체육회 부회장을 맡으면서 체육계의 마당발로 통한다. 김 총장은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장을 맡아 태극전사들을 이끌기도 했다.

김 회장은 당선 직후 “대한민국 체육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중앙과 지방 경기 단체의 소통을 우선순위로 꼽고 직원 교류를 추진하겠다. 또 종목마다 국제대회를 유치해 서로 교류하고 활성화할 수 있도록 체육회가 협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공약 사업인 남북 체육교류 정례화에 대해서는 “새 정부가 들어서 남북교류가 활발해지면 우리 체육계도 일익을 담당해야 한다”면서 “마리우스 비저 국제유도연맹 회장으로부터 북한과의 유도 교류 방안에 대한 제안도 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한국이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각각 종합 5위를 차지한 사실을 의식한 듯 “한국이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면 안 된다”며 “외국에서 지도자를 영입해 새로운 기술을 전수받는 등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내년 소치 동계올림픽과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등 큰 국제대회를 앞두고 있다.

한편, 과반수에 1표가 넘는 박빙의 승부로 명암이 엇갈리면서 새 집행부에 후유증을 남기게 됐다. 대한체육회가 지난 15일 이사회에서 이 의원으로 출마로 공석이 된 선수위원장에 김영채 수영연맹부회장을 선임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김 부회장이 보좌하는 이기흥 수영연맹회장이 김정행 총장의 핵심측근이라는 점에서 이 의원 측의 반발을 샀다. 그 한 표가 없었더라면 김 총장은 과반수에 못 미치는 27표에 그쳐 예측불허의 상황이 올 수 있었던 것. 김 신임회장은 이점을 염두에 둔 듯 “이에리사 의원을 지지한 분들과 함께 화합하면서 체육회를 이끌어 가겠다”고 밝혔다.

여성 첫 체육회장에 도전했던 이 의원은 “90년간 이어온 (남성우위의) 체육계 관행을 한 번에 넘어서기는 쉽지 않았다”면서 “25표가 주장하는 변화와 개혁 쪽으로 체육회가 잘 추진했으면 좋겠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