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게임의 범죄학] 국내 게임산업계는 지금… ‘G러닝’ 등 순기능 게임 주목

입력 2013-02-22 18:47

과몰입, 사행성·폭력 조장 등 게임 유해성 시비가 커질수록 건전하고 교육적인, 사회친화적인 게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른바 ‘착한 게임’ 효용론이다.

게엄업계에서 ‘착한 게임’은 대개 ‘기능성 게임’이란 말로 통용된다. 기능성 게임은 1977년 미국의 사회과학자 클라크 앱트가 자신의 저서 ‘기능성 게임’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로 놀이와 즐거움보다 교육이 주된 목적인 게임을 뜻한다.

대표적인 게임 옹호론자인 이안 보고스트 조지아 공대 교수는 게임의 ‘시뮬레이션’ 기능이 갖는 선행학습 효과에 주목했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그는 “카레이서가 경주에 앞서 3D 자동차 비디오 게임을 경험했을 때 사고 위험이 현저히 낮아진다”며 게임의 순기능을 역설하기도 했다.

기능성 게임의 국내 시장 규모는 2010년 4450억원에서 올해 6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 세계 시장 규모도 92억 달러(약 10조원)로 최근 2년간 78%나 성장해 사업성도 어느 정도 검증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 게임업체들도 최근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해소와 콘텐츠 다양화를 위해 기능성 게임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능성 게임 중 대표적인 것이 교육·학습용 게임인 ‘G러닝(Game Based Learning)’이다.

두두씨에스는 언어공학 연구소에서 교육 전문가와 게임 기획자가 3년 동안 공동으로 기획하고 개발한 순수 기능성 영어학습 게임을 개발해 눈길을 끌었다.

교육 외에도 스포츠, 의료, 국방, 공공 영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게임의 오락적 요소와 결합해 정보 제공, 치료, 훈련, 홍보 등 다양한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말 열린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에서 지적장애인들을 위한 게임인 ‘AAC’와 ‘인지니’를 선보였다. AAC는 음성언어로 소통이 어려운 장애 아동들을 위해 화면상에 커다란 아이콘으로 구성했고 태블릿PC 등에서 쉬운 터치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인지니는 서울아산병원과 공동으로 지적장애의 치료 가능성에 관한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병원과 엔씨 측은 18∼36개월의 인지 연령을 가진 지적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12가지 게임을 통해 인지치료와 생활을 도울 계획이다.

보드게임 전문업체인 ‘생각투자’는 지난 13일 보드게임 ‘포레스트’를 한국과 미국에 동시 출시했다. 포레스트는 오렌지나무, 전나무, 단풍나무, 야자나무, 은행나무 등 5가지 나무를 키워 숲을 만드는 게임이다. 게임을 통해 자연에 대한 상식을 얻고 지구온난화 예방 등의 환경의식을 함양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다음 달에는 게임과 함께 교사 지침서까지 제공할 예정이다.

홍해인 기자 hi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