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놀이 ‘스포빙고’ 개발 김창원 집사 “종일 화투로 소일 경로당 어르신 보고 결심”

입력 2013-02-22 17:41


‘스포츠를 통한 선교’의 비전을 품고 20여년간 발명가로 외길 인생을 걸어온 김창원(42·연세중앙교회)집사는 요즘 하루하루가 즐겁다. 오랜 연구와 시행착오 끝에 개발한 ‘스포빙고’가 실버스포츠로 주목 받고 있기 때문이다.

“고령화시대에 어르신이 즐길만한 마땅한 스포츠가 없다는 지적이 많아 말씀을 직접 들어보고자 경로당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삼삼오오 모여 화투로 소일하고 계시는 것을 목격하게 됐습니다. 담당 사회복지사들이 화투가 어르신의 허리와 무릎에 좋지 않다고 얘기하더군요. 그래서 어르신에게 알맞는 ‘실버스포츠’ 개발에 착수하게 된 것입니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그의 인생은 한편의 드라마를 연상케 한다. 일곱 살 때 주일학교에서 운영하는 축구교실 때문에 교회에 다니게 됐다. 신앙은 그리 돈독하지 않았다. 중학교 1학년 때 결핵에 걸려 병고침의 은사를 체험하고 나서야 하나님이 살아계신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하나님. 병을 고쳐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앞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겠습니다. 하나님이 제 인생을 잘 인도해주셔요.”

이처럼 서원기도를 드렸지만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삼수 끝에 대학입학을 포기했고 발명가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김 집사는 발명을 하느라 진 빚을 갚기 위해 부친의 집을 팔았고 경기도 안산, 광명 등에서 10여 년 전·월셋집을 전전했었다.

무언가 새 결단이 필요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산기도. 몇 달 동안의 산기도 끝에 닭똥 같은 회개의 눈물을 흘렸다. 좋아하던 술을 끊었다. 하나님은 결국 기도로 매달리는 그에게 지혜를 주셨다. 더욱이 기도원에서 수일간 금식기도를 하는 가운데 발명과 관련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며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기도 가운데 영감을 얻어 개발한 스포빙고는 교회 노인대학과 경로당, 복지센터 등에서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어린이들도 좋아해 교회 수 십 곳에서 주일학교 활성화에 활용되고 있다.

스포빙고는 콩주머니를 자기가 겨냥한 타깃 칸에 던져 공격과 방어를 하는 게임형 생활스포츠다. 신체적 기술이나 두뇌를 적절히 사용하기 때문에 집중력 및 판단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김 집사의 설명이다.

2010년 그가 개발한 ‘파워발야구’는 초등학교 5학년 체육교과서(교학사)에 수록됐다. 올해 신학기부터는 중학교 1,2,3 학년 통합체육교과서(교학사)에도 실리게 돼 학교스포츠로 보급 확산이 기대되고 있다.

김 집사는 스포빙고와 파워발야구를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올 하반기에 스포빙고와 파워발야구 경기대회를 연다. 최근 교계를 중심으로 대한스포빙고협회(회장 백성기 목사)를 창설했다. 국제글로리재단(이사장 이광훈 목사)은 다음 달 캄보디아 프놈펜 빈민 지역의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스포빙고 2세트를 기증해 경기를 진행한다. 경기에 앞서 300여명의 한국 선교사에게 스포빙고를 전도에 활용하도록 소개한다. 오는 26일 목포이랜드 노인복지관에서 스포빙고 경기 공개강좌도 연다.

김 집사는 2010년 스포츠선교 분야에 비전을 품고 대전 침신대 신학과에 입학, 만학의 꿈을 펼치고 있다. “모든 것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노령화시대에 쉽게 즐길 수 있는 이런 생활스포츠들이 많이 보급되고 이를 통해 온 가정과 지역, 교회가 하나님을 더욱 알아가는 선교의 기회가 됐으면 합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