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의 성공학] 돈? 권력?… 하나님께 쓰임 받는 삶!

입력 2013-02-22 20:10


# 여의도순복음교회 아프리카 선교 개척자로 29년 동안 케냐의 북부 투르카나에서 사역한 고 임연심 선교사. 그녀는 지난해 8월 4일(현지시간) 고열과 박테리아 감염으로 투르카나에서 61세를 일기로 소천했다.

심리학을 공부하기 위해 유학중이던 그는 우연히 예수전도단의 책임 목사를 만났고 그 목사는 아프리카에 와서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임 선교사는 하나님께 “왜 하필 나입니까”를 묻고 또 물었다. 정말 하나님이 자신을 아프리카로 부르시는 것인가에 대한 소명의 확인이 필요했다. 독일로 유학 갈 때에는 탁월한 심리학자로 이 땅에 이름을 남길 각오를 다졌다. 그런 그에게 하나님은 “너는 요나다”라면서 자신의 영광을 위해서 부르셨다고 말했다.

1984년 임 선교사는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투르카나로 갔다. 독사와 독거미, 독전갈이 우글거리는 ‘땅끝’이었다. 29년 동안 그는 오직 하나님 한 분만을 붙들고 기도하며 투르카나의 아이들을 품었다. 평생 독신으로 지낸 그에게 아프리카 아이들은 삶의 전부였다. 고아원을 만들어 아이들을 돌봤다. ‘투르카나의 맘(Mom)’이란 별칭이 붙었다. 그녀가 정성껏 양육한 투르카나의 아이들은 교사, 은행원, 회계사, 교육청 직원이 되었다. 의대를 1등으로 졸업한 청년도 나왔다. 문맹률 95%인 투르카나에서는 극히 이례적인 케이스들이다.

결국 임 선교사는 투르카나에서 삶을 마감했다. 세상적으로 볼 때에는 불행한 삶이었다. 지인들은 숱하게 임 선교사에게 “너는 왜 그렇게 사니”라고 질문했다. 임 선교사는 “하필이면 왜 나를”이라며 하나님께 물었고, 사람들은 임 선교사에게 “너는 왜 그렇게”라고 질문을 던진 것이다. 비신자들의 눈으로 보면 임 선교사는 실패한 인생이었다. 아프리카 오지에서 60대 초반에 삶을 마친 그녀의 인생은 비극 그 자체라고도 했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하나님의 눈에도 그렇게 비춰졌을까. 이 땅의 생이 유한하고, 결국은 모두 심판자 앞에 직면한다고 할 때에 임 선교사야말로 진정한 ‘하늘의 성공자’로 살았던 하늘의 사람이 아니었을까.

# 대학생성경읽기선교회(UBF) 대표를 역임한 이현정 목사. 올해 70인 그는 2년 전 UBF 한국 대표직을 후임자에게 위임하고 중앙무대에서 떠났다. 사람들은 그에게 “그동안 고생했으니 이제 미국에서 쉬면서 세계의 UBF지부를 돌아다니며 편하게 지내십시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에게 직제상 은퇴는 있어도, 사역에서 은퇴란 있을 수 없었다. 평생을 가르쳐 온 자비량 선교를 실천하고자 아프리카 짐바브웨로 아내와 단둘이서 떠났다. 고희(古稀)를 앞두고 그는 새로운 인생을 향한 여정을 시작했다. 준비된 것도, 어떤 일을 해야 할 지도 몰랐다. 그러나 그의 전 인생을 인도해주신 선하신 하나님은 짐바브웨에 그가 해야 할 ‘더 좋은 것’을 예비해 주셨다. 현재 그는 짐바브웨 국립대학교 한국어과 책임교수로 있다. 오직 믿음으로 그는 아프리카 최초로 한국어 과정을 개설한 것이다. 지금 이 목사는 짐바브웨 학생들에게 ‘가갸거겨’를 가르치고 있다. 물론 그 안에 복음이 담겨 있다.

이 목사는 말한다. “저는 정말 하나님의 위대한 일에 쓰임 받는 인생을 살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아무리 작은 일이어도요. 하나님께 쓰임 받는 것이야말로 인생이 누릴 수 있는 최상의 ‘성공’ 아닐까요. 저는 매일 성공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 쓰임 받고 있으니까요.”

지금 이땅에는 성공 신드롬이 넘쳐나고 있다. 성공을 위해서 모두가 달리고 있다. 성공을 위해서라면 탈법과 반칙도 서슴지 않을 태세다. 서점을 돌아보면 성공을 가르쳐 주는 수많은 자기계발서들이 있다. 세상의 성공주의는 교회 속에도 깊이 침투했다. 하나님을 ‘성공을 위한 자판기’ 정도로 여기며 복음을 성공 지향적으로 왜곡, 해석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사랑의교회를 개척한 고 옥한흠 목사가 한국 교회 내에 퍼져 있다고 지적한 ‘허수(虛數) 허세(虛勢) 허상(虛像)’도 그릇된 성공주의에서 기인됐다. 많은 교인 수, 큰 예배당을 성공의 증표로 여기는 목회자와 성도들로 인해 이 땅의 수많은 작은 교회들은 패배주의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 그러나 목회에서 결코 쓸 수 없는 단어 가운데 하나가 성공이다. 도대체 ‘성공한 목회자’란 어떤 유형의 사람인가. 박사학위를 갖고, 수많은 성도들을 대상으로 설교하는 목회자인가. 오지나 섬에서 성도 몇 명을 놓고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담당하며 살고 있는 목회자들은 어떻게 평가 받아야 하는가. 세상적인 성공 기준에서 고 임연심 선교사와 이현정 목사는 어리석기 그지없는 사람들이다.

모든 기존의 가치가 무너지는 지금 시대에서 우리는 성공에 대한 기독교적인 정의를 다시 한 번 정립해야 한다. 베스트셀러 ‘육일약국 갑시다’를 쓴 김성오 메가넥스트 대표는 성공을 ‘하나님께 영광이 되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삶’이라고 정의한다. 이동원 지구촌교회 원로목사는 목회자에게 성공은 ‘주 안에서 성숙해지고 교인들도 함께 성숙해 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고 하용조 온누리교회 목사는 주 예수 그리스도께 붙잡혀 사는 것이 성공이라고 언급했다. ‘하나님의 모략’을 쓴 남가주대학교의 댈러스 윌라드 박사는 크리스천에게 성공은 거룩함에 이르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말과 행동에서 성령의 열매가 나타나는 것이 성공이라는 것이다. 그는 크리스천은 이 땅에서의 성공 기준이 하나님의 기준과는 다르다는 점을 늘 생각하고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천국에 가는 기쁨 중의 하나는 우리가 이 땅에서 눈길 한 번 주지 않았지만 하나님의 승인을 받은 수많은 성공의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라고도 했다.

지금 우리는 어떤 성공을 추구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하나님의 승인을 받은 거룩한 성공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지, 아니면 성공으로 가는 욕망의 전차를 타고 그저 세상 흐름대로 가고 있는지를.

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