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후보자 잇단 성추문
입력 2013-02-21 19:18
가톨릭의 아동 성추행 사건에 연루된 미국의 대주교들이 콘클라베(교황 선출 회의) 참석을 앞두고 곤욕을 치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차기 교황 후보인 티모시 돌런 뉴욕 대주교가 아동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20일(현지시간) 수사기관에서 3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돌런 대주교는 2009년 뉴욕대교구로 오기 전 밀워키 대교구를 맡으면서 당시 교구에서 벌어진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알고도 침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밀워키 대교구에서는 575명이 수십년간 성추행을 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대규모 소송에 휘말린 밀워키 대교구는 결국 2011년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돌런 대주교는 미국 가톨릭 주교회의의 대표이면서 TV토크쇼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해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미국의 또 다른 추기경인 로저 마호니 전 로스앤젤레스 대주교는 자신의 교구에서 벌어진 아동 성폭행 사건을 적극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LA대교구 측은 법원에 가해자로 지목된 14명의 사제 실명을 삭제한 자료를 제출했다가 이를 공개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이 때문에 마호니 대주교가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비난이 쏟아지면서 교황청이 위치한 이탈리아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탈리아 최대 종교매체인 파미글리아 크리스나는 “마호니 대주교가 콘클라베에 참석해도 되느냐”는 인터넷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반대하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AP통신은 “콘클라베는 종종 가톨릭의 추문을 덮는 기능을 해왔다”며 “하지만 이번엔 그냥 넘어가선 안 된다는 여론이 가톨릭계에서도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