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혁명때 살인혐의 80대 노인… 中, 46년만에 이례적 재판
입력 2013-02-21 20:37
문화대혁명 기간인 1967년 ‘군중무장조직’에 속했던 80대 노인 추(邱)모씨가 46년 만에 살인죄로 법정에 서게 됐다. 해당 조직은 당시 의사였던 훙(洪)모씨를 반대파의 첩자로 간주해 추씨로 하여금 그를 죽이도록 했다.
문화대혁명 때는 이와 유사한 사건이 비일비재했는데도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체제가 들어선 지금 새삼스럽게 재판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중국 네티즌들은 이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저장(浙江)성 루이안(瑞安) 법원 형사법정은 지난 18일 피고 추씨의 고의살해 혐의에 대한 공개심리를 시작했다고 BBC 중문판이 20일 보도했다. 추씨는 밧줄로 훙씨의 목을 졸라 살해한 뒤 곡괭이로 시체를 잘라서 구덩이에 묻은 혐의를 받고 있다. 문혁 뒤 수십년 동안 고향을 떠나 지냈던 추씨는 지난해 7월 루이안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중국 공산당은 1981년 “문혁은 진정한 혁명도 아니고 사회발전을 가져온 것도 아니다”며 “지도자의 잘못으로 심각한 재난을 초래했던 내란”이라고 규정했다.
일부 네티즌은 “이번 재판은 (문혁에 대한 당국의 시각을 보여주는) 일종의 풍향계와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네티즌 의견 중에는 “피고인도 문혁의 피해자”라거나 “꼭 재판을 받아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지적도 있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