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챙겨주고 친구역할 해주고… ‘반려 로봇’ 시대 눈앞

입력 2013-02-21 22:42


지난 1월 개봉한 영화 ‘로봇 앤 프랭크’에는 반려로봇이 등장한다. 모닝콜로 하루를 열어주고 건강식을 챙겨주는 것은 물론 정원 가꾸기까지 그야말로 못하는 게 없는 만능이다. 외딴 숲에서 홀로 살아가는 치매 노인 프랭크에게는 둘도 없는 친구이자 도우미인 셈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지능로봇연구센터 박성기 박사는 “이처럼 노인이나 장애인에게 육체적·정신적 지원, 일상 정보 제공 등 다양한 기능을 하는 ‘지능형 서비스 로봇’ 기술 개발이 현재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이며 실생활에 일부 보급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10년 안에는 완제품 형태로 우리 곁에 스며들듯 다가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996년 정원을 가꾸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캐시 허친슨씨. 팔다리를 움직이지도, 말을 할 수도 없지만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로봇 팔을 움직여 커피를 마신다. 영화 속 장면 같은 이 일은 지난해 5월 미국 브라운대 연구팀이 ‘네이처’지에 발표한 연구 성과다. 연구팀은 허친슨씨의 뇌에 이식한 특수 센서 칩을 통해 뇌신경세포 신호를 컴퓨터에 전달해 로봇 팔을 통제했다. 이른바 생체신호를 이용한 ‘인간-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이처럼 고령사회 ‘스마트 에이징(Smart Aging)’을 선도할 10대 미래 유망 기술을 선정해 21일 발표했다. KISTEP 손병호 미래전략본부장은 “향후 10년 내 한국 사회에서 가장 파급효과가 크며 시급한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핵심 트렌드로 ‘인구 구조의 고령화’를 선정하고 관련 이슈에 대응할 제품 및 서비스 구현을 위해 필요한 미래 유망 기술 10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평가원 측은 ‘노후 건강유지’와 ‘일상생활의 편리성 및 안전성 확보’ ‘개인 및 국가의 경제적 안정 지원’ 등 3가지 범주에 맞춰 기술의 구체성, 경제적·기술적 파급효과 등에 대한 전문가 평가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10대 유망 기술에는 신경줄기세포 치료 기술, 나노바이오의료센서, 대화형 자연언어처리 기술, 초고속 유전체 해독 기술, 무인자율주행 자동차, 분자영상질병진단 기술, 근력지원 로봇 수트, 실감형 스마트워크 기술 등도 포함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