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가지 의혹 김병관 ‘제2 이동흡’ 되나
입력 2013-02-21 19:09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0가지 넘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제2의 이동흡’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일고 있다. 지난 13일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이후 열흘이 채 안 돼 전역 후 무기거래업체 근무 논란을 시작으로 편법증여, 위장전입, 자녀 채용비리 의혹 등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논란의 시발점은 김 후보자가 2010∼2012년 무기거래업체인 유비엠텍 고문으로 활동한 전력이었다. 이 업체 대표는 과거 군납 비리 전력을 갖고 있다. 이어 1999∼2001년 2사단장 재직 시절 부적절한 처신, 1986년 당시 8세 아들과 배우자 공동명의로 임야를 구입하면서 증여세 미납 사실, 위장전입이 추가로 드러났다. 또 차남이 2010년 정식 채용 공고도 내지 않은 법학전문대학원 평가위원회에 취업한 것도 비리 의혹이 있다. 이 위원회 위원장과 김 후보자는 경기고 선후배 사이다. 김 후보자가 전역 후 한 효소식품 광고에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예비역 육군 대장 김병관’ 명의로 추천사를 써준 것도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다.
여권 내부에서는 김 후보자의 청문회 통과가 쉽지 않겠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21일 “장관 후보자 중 1∼2명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김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어떻게 해명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연이어 터져 나오는 김 후보자 비리 의혹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김 후보자가 사단장을 비롯한 지휘관 시절 각종 훈련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이는 등 능력은 뛰어나지만 군 전체를 통솔할 자질 면에서는 부족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김 후보자에 대한 잇단 의혹은 김 후보자의 사단장 시절 부하인 조정환 육군참모총장에게 불똥이 튈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조 총장은 과거 2사단 참모장으로 있을 때 당시 사단장인 김 후보자를 보좌했다. 김 후보자는 2사단장 시절 부대위문금을 개인 명의 통장으로 관리하고 부하 장교의 뇌물수수 혐의 사건에 대한 부적절한 업무처리로 경고조치를 받았다. 이와 관련해 김 후보자가 이 사건에 직접 관련된 것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부대 살림을 총괄 책임진 조 총장 책임론도 일고 있다.
특히 김 후보자가 무기중개업체에 근무했다는 것은 치명적인 약점이라는 여론이 높다. 한 군 원로는 “안타깝다. 장관이 되어야 할 사람으로서 가지 말아야 하는 곳에 있었던 것 같다”며 “부하들에게 존경을 받지 못하면 장관으로서의 영(令)이 설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