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해명 진땀, 말 말 말… “부부동반 해외출장, 죄송·관용차로 골프장行, 양해”

입력 2013-02-21 22:35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는 청문회 이틀째인 21일 각종 의혹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대부분의 의혹에 “억울하다”고 부인했지만 일부에 대해선 ‘사과 전략’으로 동정표를 구하기도 했다.

정 후보자는 민주통합당 홍익표 의원이 중앙선관위 재직 시절의 외유성 부부동반 해외출장을 지적하자 “집사람이 공무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함께 간 것을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법률구조공단 이사장 재직 당시 휴일에 관용차로 골프장을 갔다는 의혹에는 “공단과 유관한 단체의 모임에 협조를 구하기 위해 두세 번 골프를 쳤다”고 시인하며 양해를 구했다.

새누리당 이진복 의원이 “1998년 현대증권 주가조작 사건이 있었는데도 관련 주식을 샀더라”고 묻자 정 후보자는 “제 아내가 샀는데 깡통이 됐고 수백만원 손해를 봤다”고 했다. 이 의원은 “부인께서 재테크를 하면 안 되겠다”고 했고 정 후보자는 “LG화학을 사서는 조금 벌었다”며 웃었다.

아들 병역 면제 의혹이 제기될 땐 아버지로서의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정 후보자는 “디스크를 앓아본 사람의 얘기를 들어보면 알겠지만 물리치료를 받으면 멀쩡하다가도 갑자기 삐끗해 또 아파진다”고 구구절절 해명했다. “아들의 지병이 온 천하에 공개돼 가슴이 아팠다”고도 했다.

화제의 영화 ‘레미제라블’도 청문회 질의에 등장했다. 새누리당 김희정 의원은 법 인식이 궁금하다며 “빵을 훔쳐 징역을 산 장발장이 시장(市長)이 되는 게 맞느냐”고 물었다. 정 후보자는 “어느 한 시점의 과거를 갖고 낙인을 찍어 평가하는 건 옳지 않다. 장발장은 시장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그럼 원칙을 추구한 자베르 경감의 법 인식은 어떠냐”며 되물었고 정 후보자는 “법에는 눈물도 있다”고 말했다.

증인·참고인 청문회는 난데없이 국가정보원 여직원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을 둘러싼 여야 공방의 장이 되기도 했다. 민주당의 요청에 참고인으로 나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박주민 변호사가 국정원 여직원 댓글에 대해 “대북 심리전 의미는 거의 없으며 국내 유권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하자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국정원 대북심리전단이 ‘대선’심리전단으로 불법 운영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이에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 등은 “총리 자질을 검증하는 자리에서 왜 댓글 얘기를 하냐”고 격하게 반발했다. 반대로 여당 의원들은 정 후보자의 공직 재직 시절 직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내 후보자 미담을 이끌어내느라 골몰하는 모습이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