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생활용품 ‘테스트마켓’된 한국
입력 2013-02-21 09:40
유럽 생활용품 브랜드가 한국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의류에 이어 식기, 육아용품, 주류, 화장품에 이르기까지 그 분야가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럽 브랜드들이 한국에 직접 진출을 시도하거나 국내 시장에 특화된 제품을 내놓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덴마크 왕실 식기 브랜드인 로얄코펜하겐은 이달 초 세계 최초로 한식그릇 라인을 국내 단독 출시했다. 유럽 왕실 브랜드가 아시아에서도 한국이라는 나라를 단일 타깃으로 제품을 내놓은 것은 업계에서 이례적인 일이다. 한국로얄코펜하겐 관계자는 “한국이 세계시장 매출 3위를 기록할 정도로 소비자들이 높은 안목을 갖고 있어 한식그릇 론칭이 성사됐다”며 “한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살 특화된 상품들이 지속적으로 연구·개발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주부들에게 큰 인기를 얻으며 ‘유모차계의 벤츠’라 불려온 브랜드 스토케도 지난해 말 스토케코리아를 공식 출범했다. 그간 대행업체를 통해 수입되다가 프리미엄 유모차 시장의 선두주자로 떠오르면서 직진출한 것이다. 스토케는 2006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국내에서 매년 50% 이상 성장해 왔다. 스토케는 한국에 진출하면서 신제품 3종을 출시하기도 했다.
유럽 업체들이 이렇게 한국 시장에 집중하는 이유는 국내 소비자들의 경우 과시욕이 높아 해외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탓이다. 또 구매기준이 까다로운 반면 일단 마음에 들게 되면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지속적인 구매로 이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기도 하다.
유로화 환율 하락과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한 가격 인하도 유럽 제품들이 국내에 진출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롯데마트가 생활용품 판매 추이를 살펴본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산 제품의 매출은 2010년에 비해 2.5배가량 상승했다. 취급 품목도 2010년 47개에서 지난해 165개로 3배 이상 늘어났다. 지난해 10월 선보인 프랑스산 세탁 바구니는 두 달 만에 1만2000여개가 완판되기도 했다.
이러한 추세 속에 롯데마트는 지난 16일 유럽산 생활용품을 도입하기 위해 ‘프랑크푸르트 춘계 소비재 전시회’에 참가해 기업 홍보 콘퍼런스를 진행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오는 27일까지 직수입한 식기건조기, 텀블러, 청소용 솔 등 유럽 생활용품을 최대 20% 할인 판매할 계획”이라며 “지속적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양질의 상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