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긴밀한 인간관계, 미국의 종교 지도를 바꾸다

입력 2013-02-21 17:07


아메리칸 그레이스/로버트 D. 퍼트넘·데이비드 E. 캠벨 (페이퍼로드·4만8000원)

미국은 가히 기독교 국가다. 인구의 75%가 기독교(가톨릭 포함)를 믿는다. 미국 기독교는 몇 차례 우여곡절을 겪었다. 특히 1970∼80년대 세속사회에 대한 보수적 반동으로 종교 우익이 등장했고, 이런 종교와 보수 정치의 결탁은 90년대 들어 실망한 젊은층이 교회를 떠나게 하는 요인이 됐다. 무종교인이 급격히 증가하고, 동시에 복음주의 기독인도 증가하는 이 종교적 양극화는 미국 사회를 어떻게 바꾸었을까.

저자들은 골치 아픈 신학과 과학이론 대신에 광범위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누구도 예상 못했던 종교 사회 미국의 실체를 보여준다. 5년간 6000명에 가까운 사람을 인터뷰한 결과에 따르면 종교는 부모로부터 전수되던 과거와 달리 개인에 의해 선택되고 있으며, 종교 간 이동 또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동시에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과 결혼하거나 우정을 쌓는 현상도 생기고 있다. 긴밀한 인간적 유대가 종교적 관용을 낳은 것이다.

종교 양극화와 종교다원주의 간의 공존, 그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이는 다양한 신앙체계를 가진 사람 사이에서 창조된 인간적 관계망 덕분이며 이것이야말로 미국이 신으로부터 받은 축복, ‘아메리칸 그레이스’라고 주장한다. 정태식 등 4명 옮김.

손영옥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