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진부함을 혐오하라!… 창의력 철학 매뉴얼

입력 2013-02-21 17:08


사치는 어떻게 생각할까?/M&C 사치 (책읽는수요일·1만3000원)

1970년대 이라크계 유대인 형제 찰스 사치와 모리스 사치는 영국 런던에서 광고회사 사치앤사치를 차렸다. 1988년 회사는 세계 최대 광고대행사로 우뚝 선다. 광고계 전설인 사치 형제에게도 고난은 있었다. 94년 사치앤사치 이사회가 모리스 사치를 지출 삭감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회장 직에서 물러나게 한 것이다. 모리스는 이듬해 ‘M&C 사치’라는 새 광고회사를 세운다. 이 회사는 수년 만에 영국에서 올해의 광고대행사로 선정되며 빠르게 자리를 잡는다.

이 책은 M&C 사치의 크리에이티브 철학을 담은 매뉴얼이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사물의 본질, 생각의 본질을 찾는 훈련을 위해 만들어졌다. ‘진부하거나 애매하거나 허튼소리에는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혐오감을 가져야 한다. 그런 태도가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기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모리스가 서문에서 밝힌 이 글은 책 전체를 이해하는 단서다.

동전, 바코드, 종이 클립, 신호등, 나사못 등 위대한 발명품을 발명가들이 품었음직한 생각과 함께 나열하는 전개방식은 심플하다. 번득이는 아이디어의 산실을 훔쳐보는 듯한 재미를 준다. 영어 제목은 ‘Brutal Simplicity of Thought’. 번역하자면 ‘생각의 야만적 단순함’ 정도. 김동욱 옮김.

손영옥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