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한쪽 눈 거의 실명 수준”

입력 2013-02-21 01:20

직무수행 곤란을 이유로 오는 28일 사임하는 교황 베네딕토 16세(85)가 한쪽 눈을 거의 볼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청 전문매체 ‘바티칸 인사이더’는 20일(현지시간) “교황의 건강이 악화돼 왼쪽 눈이 거의 실명상태로, 고혈압으로 인해 항공여행 자제를 권고 받았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바티칸 전문기자 마르코 토사티의 말을 인용해 교황이 시력 문제로 계단에서도 부축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토사티는 “교황의 건강상태가 점점 악화되는 상황”이라며 “이는 교황이 최근 내린 어려운 결정이 완전하게 정당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이런 사실을 교황 퇴임 시까지 비밀에 부치기로 약속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바티칸 인사이더에 따르면 교황 주치의 파트리치오 폴리스카는 2년 전에도 심각한 혈압 상승을 이유로 베네딕토 16세에게 비행기 탑승을 가능한 피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또 수면장애를 겪어 온 교황은 최근 해외여행 중 잠을 청하다 침대에서 떨어지는 일이 많아 공식석상에서도 종종 피로한 모습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베네딕토 16세가 지난해 왼쪽 둔부와 무릎을 다쳐 사택 안에서는 지팡이를 짚고 다녀야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바티칸은 교황이 지난해 멕시코 여행 중 피가 날 정도로 머리를 다친 적이 있으며, 즉위 이전부터 심장박동기를 착용해 3개월 전에는 배터리 교체 수술을 받았다고 지난주 공개했다. 특히 교황은 오는 7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되는 가톨릭 세계청년대회(WYD)에 참석하지 말 것을 명시적으로 요청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은 당초 다음 달 15~19일 중 열릴 것으로 알려진 콘클라베(교황 선출 추기경 회의) 일정이 예정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구성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