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해외 판매 5000만대 돌파 눈앞
입력 2013-02-20 19:23
현대·기아자동차의 해외 누적 판매량이 이르면 다음달 5000만대를 돌파한다. 1975년 기아차가 브리사 픽업 10대를 카타르행 운반선에 선적하고, 76년 현대차가 한국차 첫 고유 모델인 포니 6대를 에콰도르에 수출한 뒤 40년도 안돼 달성한 성적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일 “지난해 말 기준 현대·기아차의 해외 누적 판매량이 4833만여대”라며 “양 사의 월평균 해외 판매량이 50만∼60만대임을 감안할 때 3월이면 해외 누적 판매량 5000만대 달성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5000만대는 현대차 베스트셀링 모델인 아반떼를 기준으로 해 한 줄로 세울 경우 지구를 5.7바퀴 돌 수 있는 규모다. 세계 자동차시장의 변방에 있던 한국이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이 만든 진입장벽을 뚫고 글로벌 자동차시장 5위에 오르게 된 원동력이 된 셈이다.
여기에는 수출이 결정적 기여를 했다. 지난해 말 현대·기아차 누적 수출량은 3147만대로 전체 해외 누적 판매량(4833만여대) 중 3분의 2에 달한다. 해외 판매 차종과 판매국도 크게 늘었다. 현대차는 국내에서 생산된 19개 모델(상용차 제외)을 해외 185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현지시장에 맞게 개발한 전략 차종도 18개를 갖고 있다. 기아차도 18개 모델(상용차 제외)을 166개국으로 수출하고 있고, 8개 전략 차종을 해외 현지에서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생산거점 구축도 큰 역할을 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관세 등 무역장벽을 극복하고, 현지 맞춤형 차량 생산을 위해 2002년부터 본격 거점 확보에 나섰다. 그 결과 10년 만인 지난해에는 미국 60만대, 유럽 60만대, 중국 144만대, 인도 60만대, 터키 10만대, 러시아 20만대, 브라질 15만대 등의 생산체제를 갖췄다. 이를 통해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주요 완성차 격전장인 미국에서 지난해 말 기준으로 1220만대를 웃도는 누적 판매량을 기록했다.
한국은 지난해 세계에서 5번째로 많은 456만대를 생산했다. 또 전년보다 5.8% 늘어난 617억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냈다.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무역수지 흑자(285억 달러)의 두 배가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7대 자동차 생산국 중에 전체 물량의 60% 이상을 수출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며 “자동차산업은 일자리 창출 및 제조업 내 생산액, 부가가치 창출 등에서도 위상이 높다”고 말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