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인선 검증] 조윤선, 모친한테 받은 2억원 채무로 신고 ‘증여세 회피’

입력 2013-02-21 01:02

조윤선 여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해 어머니로부터 받은 2억원을 채무로 신고한 것을 놓고 증여세 회피를 위한 편법이란 지적이 나왔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시절 주말에 사용한 판공비 600여만원에 대한 사적 유용 의혹이 일자 20일 뒤늦게 전액 반납했다.

◇왜 2억원 빌렸나=민주통합당 남윤인순 의원에 따르면 조 후보자는 인사청문 요청안에 재산 중 2억원을 사인(私人) 간 채무로 신고했다. 어머니 권모씨에게서 지난해 2월부터 2014년 3월까지 빌린다는 내용의 차용확인서도 첨부했다. 하지만 작성 시점이 인사청문 요청서 제출 이틀 전인 18일인 점, 부모에게 돈을 빌리며 차용증을 쓴 점, 당시 15억원이 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던 점 등으로 미뤄 석연치 않다는 설명이다. 남윤 의원은 “증여세(약 3000만원)를 회피하려고 채무관계를 설정한 게 아닌지 의심된다. 통장 돈을 설명하려 부랴부랴 만든 차용증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공금 유용, 증여세 탈루 의혹=현 후보자는 2009∼2012년 쓴 판공비 3164만원 중 616만원을 주말과 공휴일에 사용해 사적 유용 의혹이 제기됐다. 42차례 자택인 경기도 분당 정자동과 인근 서현동 식당, 서울시내 특급호텔 등에서 결제했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업무와 무관하게 법인카드를 사용하는 건 배임죄”라고 주장했다. 현 후보자 측은 “KDI 특성상 주말에도 대외활동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송구스럽게 생각해 전액 반납했다”고 해명했다.

현 후보자는 인선 다음날(18일) 장남 예금 등 금융재산에 대한 증여세 458만원을 납부해 탈루 의혹도 나왔다. 장남은 소득이 많지 않음에도 예금 등 1억4000만원을 보유하고 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도 인선 5일 전 아들(5200만원)과 딸(3800만원) 예금에 대한 증여세를 뒤늦게 냈다.

현 후보자는 또 지난 1년 사이 재산이 7억원이나 늘어 부동산 투기 의혹도 불거질 수 있다. 2012년 3월 33억3100만원이던 재산은 현재 40억5300만원으로 증가했다. 2011년 사들인 서울 반포동 아파트(143.33㎡) 가격이 16억여원에서 23억원으로 뛰었기 때문이다.

◇김병관 의혹, 양파 껍질 벗겨지듯=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99년 2사단장 때 부대 공사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아 군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는 의혹이 새롭게 나왔다. 군 검찰은 건네받은 돈으로 군 장비를 구입했다고 결론짓고 징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후보자는 “어떤 감찰 조사도 받은 적이 없다”며 부인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보낸 ‘대한민국 최고의 국방장관 후보자이십니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공개했는데, 기가 막힐 노릇이다. 균형감각을 실종한 인물로 ‘군대판 이동흡’”이라고 평가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