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인 경제 행보] 朴 “무역진흥회 설립 적극 검토”… 12일 만에 외부일정 재개
입력 2013-02-20 19:02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경제 살리기’를 키워드로 12일 만에 외부 일정을 재개했다. 노동계와 경영계가 서로 양보하고 희생할 것으로 부탁했고, 경제 패러다임 전환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박 당선인은 새 정부 출범을 5일 앞둔 20일 한국무역협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를 잇달아 방문한 자리에서 “경제가 어려울수록 모든 주체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며 “우리는 과거에 크고 작은 경제위기를 맞았지만 서로 양보하고 희생하고 합심하면서 위기를 헤쳐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렵지만 기업은 고용 유치에 최선을 다하고, 근로자들은 상생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정부도 건강한 노사문화를 이루고, 기업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당선인은 “앞으로 경영자 대표, 노동자 대표와 긴밀하게 파트너십을 유지하면서 노동문제를 함께 협의해 나가겠다. 한국형 노사협력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노사 자율의 원칙을 최대한 존중하겠다. 경우에 따라서는 양쪽 모두의 양보와 희생도 필요할 것”이라며 “극단적인 불법투쟁, 잘못된 관행은 반드시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다. 법과 질서가 존중되는 노사관계가 형성되려면 불법적인 관행은 이제 바로잡혀야 한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가 향후 노사갈등에 직접 개입하지 않겠다는 방침과 함께 불법 파업 등에 대해선 법대로 대응하겠다는 원칙을 천명한 것이다. 박 당선인은 취임 전 노동단체도 방문해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다.
박 당선인은 또 “지금까지는 앞선 나라들을 따라가는 추격형 경제였다면 이제는 선도형 경제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새 정부의 중요 국정목표인 ‘창조경제 구현’을 거론하면서 “과학기술과 창의성에 기반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새로운 시장, 일자리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과거 경제성장 과정에서 무역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며 “정부가 무역규모 2조 달러 시대를 열어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와 무역주체들이 참여하는 협의체인 무역진흥회 신설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박 당선인은 청년 구직난을 해소하기 위해 대학 진학률을 낮춰야 한다는 건의에 “진학률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학벌이 아니라 능력 위주 사회로 전환된다면 자연스럽게 진학률도 떨어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에 노동계 출신은 많이 진출했지만 상대적으로 경영계의 이야기를 반영할 창구가 적다는 견해에는 “국회 문제는 제가 이야기할 문제가 아니라 말 못하겠지만 이런 의견이 있다는 것을 (새누리)당에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