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북한에 주는 면죄부 곧 끝나게 될 것”… 캠벨 前 미국 차관보 FT 기고
입력 2013-02-20 22:10
커트 캠벨(사진)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북한의 3차 핵실험은 새 지도부 하에서 대외정책 재편을 고려하는 중국에 대해 더 이상 종속국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경고의 의미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핵실험은 한국 미국 일본보다 중국을 더욱 곤란하게 했다”며 “중국이 북한에 면죄부를 주는 것도 곧 끝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캠벨 전 차관보는 20일자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버락 오바마 1기 행정부에서 동아시아 및 태평양 국가를 담당했다. 얼마 전 물러난 뒤 싱크탱크 ‘신국가안보센터(CNAS)’ 이사장으로 내정됐다.
캠벨은 특히 북한이 중국의 거듭된 만류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강행한 이유에 대해 “중국이 모욕을 감수하고서라도 한반도 안정을 유지하겠다는 기본방침을 갖고 있음을 간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북한이 도발행위와 벼랑끝 전술을 활용해 중국 지원을 이끌어냈다는 의미다.
그는 그러나 북한 핵실험으로 북한에 관대하게만 대해 주던 중국의 대북 접근법이 한계에 봉착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앞서 지난해 12월 북한의 장거리로켓(미사일) 발사 이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에 동참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캠벨 전 차관보는 중국이 북한을 진정한 혈맹이 아닌 하나의 ‘완충국가(buffer state)’로 보고 있다고 규정했다. 과거 한국전쟁에 개입한 것 역시 북한을 구하기 위한 게 아니라 북한을 (미국 등에 맞서는) 스펀지 역할로 삼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어 “현재 중국과 북한 사이에는 더 이상 잃어버릴 애정도 남아 있지 않은 상태”라며 “중국 새 지도부의 실력자들은 북한이라는 완충지대가 도대체 무슨 도움이 되는지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