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부드러운 연정’ 시작… 네타냐후, 여성정치인 치피 리브니 법무장관 내정
입력 2013-02-20 22:24
이스라엘의 ‘부드러운 연정’이 시작되고 있다. 강경 우파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중도 성향의 하트누아흐당과 첫 연정을 맺고, 과거 팔레스타인 평화회담을 주도한 여성 정치인 치피 리브니(54)를 법무부 장관에 내정했다고 현지 일간들이 19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달 기존 의석보다 11석 모자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재집권한 데다 중도와 좌파 정당이 120석 가운데 절반을 차지, 강경 외교정책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네타냐후 총리가 다음달 예정된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순방에 앞서 교착상태에 빠진 평화회담을 재개하려는 긍정적 신호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TV중계연설에서 “폭넓고 안정적인 정부를 구성, 사회통합을 이루는 데 목표를 뒀다”고 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중동 외교정책의 활기를 되찾는 데 중요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리브니를 소개했다. 하트누아흐당 대표인 리브니는 2010년 팔레스타인과 평화회담을 진행했으나 당시 집권당이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에 유대 정착촌 건설을 강행해 결론을 내지 못했다.
리브니는 현지 일간 하레츠와의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정부의 나팔수가 되진 않을 것”이라며 “(팔레스타인과) 협상을 진행할 전폭적 권한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가 집권하는 한 리브니의 외교력도 독자 노선을 걷기 힘들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네타냐후의 오랜 경쟁자인 리브니는 2009년 총선 당시 연정 제안을 거부했었다.
집권 리쿠드당과 하트누아흐당의 협력은 또 다른 ‘연정 도미노’ 현상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익명을 요구한 리쿠드당의 소식통은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켜 제2당이 된 예쉬 아티드당과 극우당 하바이트 하예후디 등에 연정 압박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집권당이 야당들과 물밑 접촉을 하는 가운데 야권 실력자인 리브니가 연정 스타트를 처음 끊어 다른 당들의 협상 입지가 줄어든다는 분석이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