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 제발리 총리 사임… 정국불안 심화

입력 2013-02-20 18:42

튀니지의 온건 이슬람주의를 대표하는 하마디 제발리 총리가 제안한 중립정부 구성안이 실패로 돌아간 데 책임을 지고 19일(현지시간) 사임했다고 AFP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발리 총리는 최근 유력 야당 지도자 초크리 벨라이드 암살에 따른 정국 혼란이 계속되자 총리직을 걸고 초정파적인 기술관료 중심의 새 정부를 꾸리겠다고 약속했었다. 제발리 총리의 사임에 따라 강경 이슬람주의와 자유주의 진영 간 충돌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제발리 총리는 이날 “나의 구상이 성공하지 못할 경우 정부 수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약속했고, 이를 지키려 한다”고 TV연설을 통해 밝혔다. 이어 “(중립정부) 구성안의 실패는 튀니지인이나 혁명의 실패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초정파적 정부 구성안은 우선 집권당인 엔나흐다당의 반대에 부딪혔다. 라체드 간누치 당대표를 필두로 한 강경파 이슬람주의자들이 격렬히 비판한 것이다.

신임 총리 지명에 관심이 모아진 가운데 몬세프 마르주키 대통령이 제발리를 총리직에 재임명할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다. 제발리 총리는 장기 집권한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전 대통령이 지난 2011년 민주화 시위로 축출된 뒤 15개월간 재임했다. 온건 이슬람주의의 상징적 인물이자 실용주의자로 꼽힌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