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유럽發 춘풍·경기부양 기대감… 코스피 물오르나

입력 2013-02-20 22:40


거래 부진에 시달리던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훌쩍 돌파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꾸준한 매수세를 보이며 지수를 밀어올렸다. 금융투자업계는 중·장기적으로 증시가 상승 흐름을 탈 것이라는 예상을 앞다퉈 내놓았다. 세계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새 정부의 경기부양책 등이 투자심리를 끌어올려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20일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38.81포인트(1.95%) 급등했다. 지수를 끌어올린 원동력은 해외 호재에 따른 외국인·기관 투자자들의 투자심리 회복이었다. 독일 유럽경제연구소(ZEW)가 지난 19일(현지시간) 경기기대지수가 블룸버그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고 발표하자 유럽 주요 증시가 급등했다. 미국 뉴욕에서는 대형 사무용품 업체인 오피스디포와 오피스맥스의 인수합병(M&A) 추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우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피가 오랜만에 날개를 펴자 금융투자업계는 연초 이후 세계 주요 증시들에 비해 유독 부진했던 국내 증시가 뒤늦게나마 상승세에 편승할 것으로 본다. 특히 최근 원·달러 환율의 하락 폭이 완만해지면서 이런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우리 기업이 환율쇼크에서 차츰 벗어나서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그동안 국내 증시는 글로벌 증시 상승에도 불구하고 비동조화(디커플링) 현상을 보였다”며 “최근에는 수급 개선에 힘입어 글로벌 증시와 차이 메우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는 25일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가 펼칠 경기부양책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장에서는 새 정부가 강조하는 중소기업 육성과 중산층 재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융합정책 등이 증시 투자심리를 개선해줄 것으로 관측한다. 장화탁 동부증권 연구원은 “중견기업을 양성·발전시키는 정부의 정책 지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시가총액 기준 1500억∼5000억원대 상장기업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새 정부의 장관 후보자들이 발표되면서 새로운 테마주가 형성되자 금융당국이 경고에 나섰다.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한 ‘김종훈 테마주’들이 우선 감시 대상으로 떠올랐다. 유가증권시장의 키스톤글로벌은 장관 후보자 발표 이후 지난 18일부터 3거래일째 상한가를 이어가며 51.8%나 급등했다. 이 회사의 정 크리스토퍼영(한국명 정영태) 대표이사가 김 후보자와 매제지간인 점이 이상급등 원인으로 진단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시세조종 등이 발견되면 즉시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