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 5인방의 좌충우돌… ‘웃음만이 우리를 구원하리라’에 담아 출간

입력 2013-02-20 18:02

KBS 2TV ‘개그콘서트(개콘)’는 세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우리나라 대표 코미디 프로그램이다. ‘개콘’은 1999년 첫 방송돼 14년 동안 수많은 스타와 숱한 유행어를 만들어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이 이토록 오랜 기간 인기를 끌며 장수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최근 출간된 ‘웃음만이 우리를 구원하리라’를 읽는다면 이 질문의 해답을 짐작해볼 수 있을 듯하다. ‘웃음만이…’에는 ‘개콘’을 대표하는 코미디언 박성호(39) 김준호(38) 김원효(32) 최효종(27) 신보라(26) 다섯 명의 인터뷰가 실려 있다. 이들은 책을 통해 자신의 개그 철학과 코미디언의 꿈을 이루기까지 겪은 좌충우돌 스토리를 들려준다. ‘개콘’ 인기 코너들의 탄생 배경도 확인할 수 있다.

이들 다섯 명은 20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책 출간 소감을 밝혔다. 박성호는 “내 인생의 염원이었던 책 출간을 하게 돼 가문의 영광”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개그맨들이 웃음을 만드는 방법은 저마다 다 달라요. 이것은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자랐는지가 결정하는 거겠죠. 다섯 명이 각자 어떻게 살아왔는지, 다섯 명의 개성을 확인할 수 있는 책이에요.”

김원효는 개그맨 지망생들에게 필독을 권했다. 그는 “개그를 잘하기 위해서는 아이디어도 있어야 하고 연기도 잘해야 하지만 중요한 건 코미디를 생각하는 마음가짐”이라며 이 책이 지망생들이 마음을 다잡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사성 짙은 풍자 개그로 유명한 최효종은 “우리가 얼마나 많은 고민 끝에 코너를 만드는지 알려드리고 싶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우리나라 대표 코미디언들이 모인 만큼 간담회 분위기는 유쾌했다. 가령 김준호는 “책에 담긴 내용은 2년 전 인터뷰를 한 것인데, 당시엔 최효종과 김원효가 잘 나가서 최종 다섯 명에 끼게 됐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아울러 평소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을 묻는 질문엔 박성호가 마이크를 잡고 “김준호는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김준호에게 최근 읽은 책 이름을 대보라며 다그치기도 했다.

한편 이 자리에서는 최근 일본 개그를 표절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개콘’ 신규 코너 ‘건달의 조건’과 관련된 개그맨들의 생각도 들어볼 수 있었다. 김준호는 “(표절 대상자로 지목된) 일본 개그맨들도 (괜찮다고) 인정해줬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새 아이디어인 줄 알고 냈는데 나도 모르게 기억한 남의 아이디어인 적이 많았다. 이번 건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며 “표절 시비 때문에 웃을 수 있는 기회가 없어지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