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여성 자립 돕는 ‘통일약과’ 맛보세요”… 탈북 女박사 1호 이애란 원장, 개성약과 재현
입력 2013-02-20 17:50
20일 서울 종로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 264㎡(약 80평) 크기의 이 연구원은 탈북여성들의 바쁜 손놀림으로 분주했다. 연구원은 개성약과를 재현한 ‘통일약과’와 조선된장, 평안도 찹쌀순대, 함경도 감자만두 등을 만들어 연평균 5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올해는 블랙커피에 약과를 곁들이면 건강에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1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연구원은 탈북여성 10여명이 북한 전통음식을 연구하고 보급하며 통일문화를 이뤄가는 크리스천 기업이다. 극심한 식량난으로 희미해질지 모를 북한 전통음식의 유산을 남녘의 탈북민들이 지켜가고 있는 셈이다.
‘탈북여성 국내박사 1호’ 이애란(49·서대문장로교회 집사·사진 왼쪽 세번째) 원장은 2008년 8월 지인에게서 1억5000만원을 지원받아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연구원은 이듬해 통일부 사단법인이 됐다.
“흔히 ‘그건 약과다’라는 말을 하는데, 이 말의 뜻은 ‘약과 먹기’에서 온 것입니다. 약과를 먹는 즐거움을 빚대어 일의 어려움을 오히려 즐거운 줄로 알라는 반어적 표현이지요. 그만큼 약과는 우리 생활에 즐거운 먹을거리입니다.” 이 원장은 개성약과의 고향 개성에 약과 공장을 세우고 이곳에서 생산되는 약과들을 세계 각국에 판매하게 될 날을 손꼽아 기도하고 있다.
2008년 8월 남한에 온 탈북민 장미영(가명·43)씨도 식당서빙, 치킨집 주방일 등으로 일하다 짧게는 1개월, 길게는 1년 만에 그만뒀다. 장씨는 “예전 직장에선 월급도 적은 데다 손님들이 북한에서 왔다며 불쌍한 눈으로 바라보곤 해 불편했다”며 “여기는 기술을 배울 수 있고 탈북자들끼리 마음 편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직원들이 열심히 기술을 배우고 통일약과 사업이 자리를 잡으면 ‘새터민 일자리선교회’를 만들어 북한 선교에 적극 나설 작정”이라고 말했다(02-733-9905·nkfood.or.kr).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