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봄기운 도나… 전문가들은 신중론 유지

입력 2013-02-20 18:50

무주택자인 직장인 A씨는 요즘 집을 보러 다닌다. 주택 가격이 바닥을 찍었고 조만간 오르기 시작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집을 사 둘 생각이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주택시장 반등 분위기가 점차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친(親)시장주의자인 현오석 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과 서승환 연세대 교수가 각각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국토교통부 장관에 내정되자 주택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아파트 거래량이 이달 들어 회복세를 보이는 것도 ‘바닥론’을 부채질하고 있다. 서울 강남 개포 주공3단지 전용 35.87㎡의 경우 매매 호가는 지난해 말 5억250만원에서 최근 5억5500만원으로 1개월 보름 만에 5250만원 뛰었다.

이처럼 서울 아파트매매시장이 다소 활기를 찾은 것은 취득세 감면 조치를 올해 6월 말까지 연장 시행키로 한데다 일부 재건축단지가 사업속도를 내고 있다는 소식이 매수심리를 자극했기 때문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취득세 감면 조치를 6월 말까지 연장 시행키로 하면서 일부 대기 매물이 소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수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과거와 같은 주택가격 상승세를 전망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상당기간 바닥 다지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신중론을 유지했다.

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 연구위원도 “서울은 하반기쯤 나아질 여건이 됐지만 경기도 외곽 등 수도권은 미분양 등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데다 지방 부동산 시장은 최근 들어 꺾이는 모습까지 보인다”며 “당분간 부동산 경기는 ‘L자형’ 침체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새 정부가 부양 정책이나 규제완화에 나선다고 해도 법 통과 문제 등 걸림돌이 많다”며 “새 정부 정책 방향의 윤곽이 나올 때까지는 시장이 상승 기조로 돌아서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