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변신한 SG워너비 김진호 “솔직한 내 모습 보여주려 첫 음반 모두 자작곡으로”
입력 2013-02-20 17:12
가수 김진호(27)를 설명하려면 우선 그가 속한 3인조 보컬 그룹 SG워너비 얘기부터 해야 한다. 2004년 데뷔한 이 팀은 ‘살다가’ ‘내 사람’ 같은 곡들을 잇달아 히트시키며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연말 가요 시상식 중 하나인 골든디스크 시상식에서 2005년과 2007년 두 번이나 대상을 받았을 정도다.
팀에서 김진호는 단연 돋보이는 존재였다. 그는 일명 ‘소몰이 창법’으로 명명된 발성과 폭발적인 성량, 화려한 기교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런데 최근 김진호가 발표한 첫 솔로 음반 ‘오늘’에서 그의 목소리는 예전과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담담한 어조와 절제된 창법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수록곡 10곡을 전부 자작곡으로 채웠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가수이기 이전에 한 명의 뮤지션으로서 홀로서기에 나선 셈이다.
지난 18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진호는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포장지를 전부 걷어내고 알맹이를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제 주변 사람들 90% 이상이 그러더라고요. 첫 솔로 음반인 만큼 안전하게 작곡가들한테 좋은 곡 받아서 음반 내라고. 하지만 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었어요. 솔직한 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더라고요.”
음반 제목은 ‘오늘’이다. 앨범명을 이 같이 작명한 이유를 묻자 긴 설명이 이어졌다. 요약하자면 이러하다. “지금의 내 모습은 수많은 ‘오늘’이 모여 완성된 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수많은 ‘오늘’을 산다. 그런 만큼 나의 ‘오늘’과 당신들의 ‘오늘’ 중엔 비슷한 ‘오늘’이 있을 것이다. 그걸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와 격려가 될 것이다.”
김진호는 중학교 2학년 때까지는 단거리 육상 선수였다. 하지만 다리가 골절되는 부상을 당하면서 가수로 진로를 틀었다. 올해로 10년차 가수가 된 그에게 자신의 음악 인생을 100m 달리기에 비유해달라고 부탁했다. 김진호는 “이제 20m 정도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출발을 알리는 총소리보다 먼저 출발해 경고를 받기도 하고, 넘어지기도 했던 거 같아요. 그리고 현재는 20m 정도 달려와서 다시 신발 끈을 묶고 있는 단계죠. 앞으로 예상치 못한 사고를 당하거나 실수를 저지를 수도 있겠죠. 하지만 과거보다 더 잘 달릴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요(웃음).”
김진호는 다음 달 16, 17일 서울 방이동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콘서트를 연다. 공연에서는 신보에 수록된 곡은 물론이고 그가 롤모델로 삼는 고(故) 김광석과 김현식의 노래들도 들려줄 예정이다.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