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정의 바둑이야기] 안정을 취하는 붙임수

입력 2013-02-20 17:07


지난해 중국에서 신설된 화정차업배가 올 4월 두 번째 막을 올린다. 화정차업배는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 4개국에서 각각 3명의 선수가 출전해 리그전으로 우승을 가린다. 지난 1회 대회에서는 한국의 박지은 9단, 조혜연 9단, 김혜민 6단이 출전해 ‘화정 대첩’을 일으키며 9전 전승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최근 한국 여자 바둑계는 춘추 전국시대이다. 예전 루이나이웨이 9단, 박지은 9단, 조혜연 9단의 3강 체제에서 루이 9단은 중국으로 돌아간 가운데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기사들이 맹렬히 추격해 정상 다툼이 치열하다. 지난해 여자기사상은 박지연 3단이 수상했고 현재 타이틀 역시 여류 명인은 최정 2단, 여류 국수는 박지연 3단이 차지하고 있다.

우열을 다투기 어려운 상황이 이번 화정차업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 13∼15일 진행된 상위 랭커 8명의 토너먼트 결과가 예상을 깼던 것이다. 첫날 벌어진 1회전에서 최정, 박지연, 김혜민 등이 전원 탈락했다.

2회전에서도 중국 광저우아시안게임 국가대표이자 금메달리스트인 김윤영 3단마저 탈락하며 김미리 2단과 새내기 기사 김채영 초단이 대표로 선발됐다(박지은 9단은 국가시드 배정). 김미리 2단과 김혜림 2단의 대국을 소개한다.

<장면도> 흑1로 호방하게 백 두 점을 씌우고 백2에 3으로 유유히 중앙을 포위해 온 장면. 이때 백은 중앙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4의 붙임수를 선택했다. 흑 A, B의 단점을 노리며 백 모양을 안정시키겠다는 의도.

<참고도> 흑1로 그냥 연결하는 것은 백2로 가볍게 활용을 해서 3, 5의 연결이 불가피하다. 이어 백6으로 중앙으로 뛰어나와서는 백이 활발한 모양.

<실전도> 흑도 1로 선수 교환을 하고 3으로 호구치는 것이 최선. 하지만 백은 4를 교환하고 6으로 젖혀 안형을 갖추니 타개가 잘된 모습이다.

상대가 강한 곳에서는 자신의 모양을 갖춰 안정을 취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프로 2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