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용서하며 삽시다
입력 2013-02-20 17:16
창세기 45장 1∼8절
자신에게 위해를 가한 사람을 용서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오늘 본문처럼 자신을 팔아넘긴 강도 같은 형제들을 용서하는 것은 너무나 어렵습니다. 세월을 지나며 마음 깊이 새겨진 섭섭함과 눈을 감아도 문득문득 떠오르는 그들의 비웃음과 놀림을 생각하면 쉽게 용서하고 화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요셉은 형제들을 용서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 일이 가능한지 따라가 봅시다.
요셉은 야곱의 아들로 태어나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한다는 이유로 형들에게 미움을 사 이방 나라에서 종살이와 억울한 감옥살이를 하게 됩니다. 그러나 결국 하나님의 함께하심으로 애굽의 총리가 되었습니다. 이제 요셉에게는 보복이든 용서이든 과거의 상처를 씻을 수 있는 기회와 권세가 주어졌습니다. 그러나 그는 복수 대신 용서를 택하며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당신들은 나를 이곳에 팔았음으로 근심하지 마소서 한탄하지 마소서 하나님이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나를 당신들 앞에 보내셨나이다.”(5절)
인간이 이해하기 힘든 것 중 하나가 하나님의 섭리입니다. 하나님의 생각이 우리의 생각보다 높기 때문입니다(사 55:8∼9). 그러나 하나님의 섭리를 믿고 깨달으면 만사를 관조할 수 있는 눈이 생기고 어려운 일이든 좋은 일이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요셉은 하나님의 섭리를 깨닫고 왜 자기가 고난당해야 했는지를 알았으며, 그 길이 하나님이 자신에게 주신 길임을 인정했습니다. 그러기에 그는 자신이 당한 수치와 환난을 형들의 책임으로 돌리지 않고 그들을 용서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섭리를 인정함으로 모든 과거를 통해 하나님이 일하셨음을 고백하게 된 것입니다. 요셉은 만일 형들이 자신을 팔지 않았다면 자기 가족이 구원을 얻을 수 없었으리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말합니다. “하나님이 큰 구원으로 당신들의 생명을 보존하고 당신들의 후손을 세상에 두시려고 나를 당신들 앞에 보냈나이다.”(7절)
여기서 구원이란 기근 가운데 목숨을 건진 육체적 구원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그는 믿음의 눈으로 장차 야곱의 후손으로 오실 그리스도를 통한 영적 구원까지 바라보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이미 여러 번 하늘의 별같이, 바다의 모래같이 약속의 후손을 많게 하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창 22:17, 28:14, 32:12). 하나님은 이 약속을 결코 잊지 않으시고 그 역사를 이루어 가시는 가운데 요셉에게 이 사실을 알게 하신 것입니다. 우리사회는 정치 세력 간의 갈등, 이념의 갈등, 세대 및 지역 간의 갈등이 심각합니다. 그러다보니 모든 사람들이 그 책임을 다른 사람들에게서 찾습니다. 자기의 잘못이 아니라 타인의 잘못에서 찾으며 서로 대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크리스천들은 문제의 책임을 타인의 잘못으로 돌리기 전에, 우리의 잘못은 없는지 먼저 살피고, 그 안에서 하나님의 섭리를 보아야 합니다. 이 일을 통해 하나님이 우리에게 작정하신 계획은 무엇일까? 지금 하나님이 내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일까 살펴야 하는 것입니다. 형제를 향하여 원망하며 원수를 갚으려 하지 말고, 하나님의 뜻과 섭리를 이해하며 용서하는 넓은 그리스도의 마음을 가짐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며, 평강이 넘쳐나는 오늘이 되시기 바랍니다.
최효식 서울 목동영성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