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욕만 앞선 전남 한옥사업 ‘세금 먹는 하마’… 관리비 ‘눈덩이’ 개선 대책 시급
입력 2013-02-19 19:52
전남도가 한옥사업을 의욕적으로 펼치고 있지만 이용 효율이 크게 떨어져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는 도지사 공관은 물론 대규모 국제행사를 겨냥한 숙박시설을 한옥으로 건립한 데 대해 “전통 한옥문화의 부활을 위한 것이다”고 19일 밝혔다.
도의 각별한 ‘한옥사랑’은 2005년 4월 12억3200만원을 들여 무안군 삼향면 남악리 1256㎡에 도지사 관사인 ‘어진누리’와 일종의 비즈니스 센터인 ‘수리채’를 착공하면서 시작됐다.
도는 한옥관사를 신축하면서 “외국인 투자유치 상담 등에 큰 몫을 할 것”이라 강조했다. 하지만 이듬해 10월 완공된 이후 관사는 외국 귀빈용 숙소보다는 시장·군수 등 단체장들의 만찬장, 또는 공무원 워크숍 장소로 ‘가뭄에 콩 나듯’ 사용됐을 뿐이다. 더욱이 2006년 10월 문을 연 이후 인건비를 제외한 연간 관리비만 2000만원이 넘고 상주 관리인도 4∼5명이나 돼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광주전남경실련협의회는 지난해 “재정자립도가 전국 꼴찌인 도가 효용가치가 떨어지는 호화관사와 ‘영빈관’을 지어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며 합리적 한옥관사 관리대책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도가 영암군 삼호읍 영산호 인근에 110억원을 들여 건축한 한옥호텔 영산재도 ‘세금 먹는 하마’가 돼가고 있다. 객실 20여개를 갖춘 이 호텔은 지난해 투숙률이 평일 54% 주말 67% 수준에 머물렀다. 한해 매출액도 5억9000만원으로 당초 목표 12억6000만원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영산재는 F1대회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등의 수요를 겨냥했지만, 한옥 특성상 외풍이 심해 겨울철 숙박이 어렵고 방음도 미흡해 투숙객들의 원성을 사는 상황이다.
2012여수엑스포 관광객을 겨냥해 30여개 객실을 우선 개장한 여수 덕충동 한옥호텔 오동재 역시 지난해 8월 엑스포 폐막 이후 투숙률이 급락하면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오동재는 객실 20여개를 추가로 갖출 예정이다. 하지만 엑스포 개막에 맞춰 오동재 건립 사업비 대부분을 일방적으로 떠안은 도 산하 공기업인 전남개발공사는 재정난에 시달리는 형편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한옥호텔 2개의 경우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아 수익이 낮지만 나아질 것”이라며 “한옥관사의 활용도 역시 점차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