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기업 탈세 20조 달러 찾아라”… 英 특별위원회 설치 조사나서

입력 2013-02-19 19:30

영국 정부가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특별위원회를 설치, 다국적 기업의 탈세를 전면 조사하기로 했다고 데일리미러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지는 다국적 기업의 탈세 규모가 세계적으로 20조 달러(약 2경원)를 넘는다고 분석했다.

오스본 장관은 특위 설치를 발표하면서 “글로벌 조세 제도는 지난 1세기 동안 작동되지 않았다”며 “영국은 이를 21세기로 불러오기 위한 국제적인 노력을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6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의에서 영국 요구로 다국적 기업의 과세 회피를 막기 위한 국제 포럼과 연구를 진행키로 한 데 이은 조치다. 영국은 다국적 기업이 각국에서 거두는 매출과 이익 등 과세 관련 자료를 국제적으로 공유하는 협력체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에서는 미국계 기업들이 적지 않은 이익을 거두면서 세금은 제대로 내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 15년 동안 영국에 단 한 차례 850만 파운드(약 144억원)를 냈을 뿐이다. 2011년에는 3억98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면서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아마존도 2011년 33억 파운드의 매출에 7400억 파운드의 이익을 올렸으나 영국에 낸 세금은 180만 파운드에 불과하다.

이코노미스트는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다국적 기업들이 각국 조세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세금을 탈루하고 있다며 이렇게 사라진 세금이 세계적으로 20조 달러에 이른다고 최신호에서 주장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해외 자본에 세금을 거의 부과하지 않는 조세피난처가 50∼60곳에 이르고, 이를 거쳐가는 기업은 200만개가 넘는다”며 “수천 개의 은행과 펀드, 보험회사도 이를 활용하면서 정확하게 얼마나 많은 세금이 부자들의 호주머니 속으로 사라지는지 아무도 알지 못하지만, 많게는 20조 달러가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김지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