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수주잔량 10년래 최저… 1월 수주도 20척 그쳐 中 58척에 뒤져

입력 2013-02-19 19:23


국내 조선업계의 선박 도크가 비어가고 있다. 세계경기 침체로 신규 수주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의 집계 결과 지난해 말 한국 조선업계의 선박 수주잔량(건조 후 인도해야 할 선박량)은 2902만5662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였다. 2008년 말 6825만9399CGT를 정점으로 매년 큰 폭의 하락세가 이어진 것이다. 특히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대형 조선사 9곳의 수주잔량은 약 2800만CGT로 2002년(약 2700만CGT) 이후 10년 만에 가장 적었다.

이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물동량 부족, 운임하락 등 해운시황이 어려워져 대형 선사들이 선박 발주를 꺼리기 때문이다. 올 1월 국내 조선업계는 20척, 70만7542CGT를 새로 수주하는 데 그쳐 경쟁국인 중국(58척·117만2009CGT)에 크게 뒤졌다. 이달 중국의 수주잔량도 1836척, 3320만3803CGT로 한국(791척·2866만2437CGT)을 여전히 앞선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약 2년 뒤면 상당수 조선사들의 선박 도크가 빌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 토러스투자증권이 국내 대형사 등 세계 수주잔량 상위 19개 조선사 현황을 파악한 결과 2015년 이후 선박 인도량이 올해의 25%에도 미치지 못하는 곳이 12곳이나 됐다.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대형사들이 고부가가치의 해양플랜트 수주에만 주력하면서 상대적으로 컨테이너선 등 일반 상선 수주에는 관심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올 들어 16억 달러 규모의 해양플랜트(고정식 플랫폼) 1기만 수주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사의 기본인 선박 수주를 등한시할 경우 향후 일감 부족으로 조선경기 회복 시 덜미를 잡힐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