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한국 직접투자 5조 육박… 1년새 두배↑
입력 2013-02-19 18:04
지난해 일본의 한국 직접투자액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지난해만 해도 엔화 강세와 원화 약세가 함께 작용해 같은 규모의 엔화를 더 많은 액수의 원화로 바꿔 투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엔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어 올해는 투자규모가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일본인의 우리나라 직접투자 금액은 총 45억4000만 달러(약 4조9000억원)라고 19일 밝혔다. 2010년(20억8000만 달러), 2011년(22억9000만 달러)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심지어 엔화 가치가 하락세를 타기 시작한 지난해 4분기에도 일본인은 우리나라에 12억4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2011년 4분기의 8억6000만 달러보다 44% 늘어난 규모다.
일본인이 투자를 늘린 것은 지난해 가을까지 엔화 강세와 원화 약세가 동시에 진행됐기 때문이다. 엔화는 지난해 4분기 일본의 양적완화가 시작되기 전까지 원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세를 이어갔다. 일본인 입장에서는 원화에 비해 엔화 가치가 높아 값싸게 우리나라 시장에 투자할 수 있었다.
불황에 국내 수출기업들이 선전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자동차 등이 선전하면서 이들 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는 일본 기업들의 투자가 크게 늘어났다.
반면 일본 자금은 국내 주식·채권시장에서는 발을 빼 동남아시아와 일본 증시로 옮겨가고 있다. 일본인들은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순매도를 보이며 7000억원가량을 우리 증시에서 빼냈다.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어 올해는 일본인 직접투자가 주춤할 것으로 본다. 강현구 현대증권 연구원은 “엔화 약세로 환차손이 발생해 투자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는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이 엔화를 찍어내면서 시중 유동성이 높아지자 국내 금융회사가 일본 자금 흡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리 금융회사가 일본에서 엔화로 발행하는 사무라이본드는 인기몰이가 이어지고 있다.
사무라이본드 발행은 2010년 1713억엔(약 1조9770억원)에서 2011년 3701억엔(약 4조2730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3177억엔(약 3조6680억원)이 발행됐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