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인선 마무리] “모두 朴당선인 수첩 속 인물들”… 이정현 내정자, 검증작업 주도

입력 2013-02-19 22:16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내각에 이어 청와대 인선도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박 당선인 측 관계자는 19일 “장관에 이어 수석비서관 등 차관급 인선까지는 박 당선인이 직접 챙긴다는 원칙이 비서실 내부에 있었다”며 “오늘 발표된 인사들은 모두 박 당선인의 수첩 속에서 나온 인물들”이라고 설명했다. 최순홍 미래전략수석 내정자와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내정자의 경우 유력한 후보들을 제치고 지명되자 “역시 실세는 박 당선인 한 명뿐”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1기 내각 및 청와대 인선 과정에서 박 당선인을 도와 후보자 검증을 지휘하며 주도적 역할을 한 사람은 이정현 청와대 정무수석 내정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위 일각에선 “이 내정자가 매일 박 당선인과 만나 인선 작업을 논의했다”는 말이 돌았다. 이를 증명하기도 하듯 이 내정자는 인선 직전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오늘 내정된 수석 중에 별도로 소개할 사람이 있다”고 예고했다. 이어 6명의 수석비서관 내정자 공동 기자간담회에선 최 미래전략수석 내정자의 이력을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최 내정자가 정치권에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인사인 점을 고려해 한 행동이지만, 이 내정자가 검증부터 깊숙이 간여했음을 뒷받침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남기 홍보수석 내정자는 이 내정자의 고교 선배여서 그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또 인수위 안팎에선 당선인 정무팀장에 이어 청와대 정무수석까지 꿰찬 이 내정자에 대해 “최측근의 입지를 굳혔다. 이러다 ‘왕(王)수석’이 되는 것 아니냐”는 뒷말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이 내정자는 “‘박근혜 스타일’을 모르는 사람들의 쑥덕공론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박 당선인의 인사스타일이 자신의 판단을 외부 추천보다 중요시하며 용인술에 있어서도 어느 한 인사에 힘을 실어주지 않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조원동 조세연구원장의 경제수석 발탁도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 2009년 말∼2010년 초 세종시 수정안을 둘러싼 갈등이 한창일 때 수정안을 추진했던 정부 측 실무 책임자가 바로 조 내정자였기 때문이다. 차관급 총리실 사무차장이던 조 내정자는 세종시 실무기획단장을 맡아 정운찬 당시 총리를 도와 수정안을 만들고 홍보하는 데 적극 앞장섰다. 세종시 원안을 고수했던 박 당선인으로서는 정치적으로 정반대 쪽에 있던 인사를 핵심 요직에 기용한 것이다. 조 내정자는 노무현 정부에서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었던 경력이 있었지만 내정돼 “의외다. 화려한 부활이다”는 반응도 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